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이번 정기전 축구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시즌 고려대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는 32강 진출 탈락이라는 충격을 맛보기도 했다. 정기전 승리가 매우 간절한 이유다. 연세대는 2013년 이후 정기전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역대 정기전 축구 전적에서도 연세대가 14승 12무 20패로 열세다. 고려대 못지않은 간절함으로 정기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전은 양 팀의 간절함이 만나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모르는 승부가 예상된다.

 

이번 시즌, 고려대 축구부의 명과 암
  
올해 고려대 축구부에는 뛰어난 신입생들이 대거 영입됐다. 프로축구로 떠난 장성재(사범대 체교14), 이상민(사범대 체교14)의 빈자리가 무색할 정도로 좋은 인재들이 많이 들어왔다. 대표적으로 조영욱(사범대 체교17, FW)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센터포워드로 활약할 만큼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다. 박상혁(사범대 체교17, CMF)도 만만치 않다. 고교시절 ‘매탄고 메시’라고 불릴 정도의 드리블 능력을 뽐냈다. 이 외에도 든든한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박대원(사범대 체교17, CB)과 빠른 속도로 수비를 휘젓는 신재원(사범대 체교17, FW)도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젊은 피를 수혈한 고려대 축구부의 정기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뛰어난 신입생이 들어왔지만 이번 시즌에 고려대는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춘계연맹전)에서는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FA컵에서는 4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추계연맹전)에서는 32강 진출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U리그 3권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위로다. 대학축구의 전통 강호인 고려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시즌 고려대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 불안이다. 수비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팀 내에 고정된 수비 라인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여러 선수들이 포백을 돌아가며 구성해왔다. 이번 정기전에서도 서로 호흡을 맞춘 경기가 적은 정택훈(사범대 체교14, FW·CB) 유승표, 유창훈, 유영재(사범대 체교15, RB)가 포백라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공격력 vs 강한 공격력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공격에서 강점을 보여 불꽃 튀는 공격축구가 예상된다. 조직력의 고려대와 개인 기량의 연세대는 백중세를 예고한다. 고려대는 중원에서부터 시작되는 탄탄한 빌드업을 중심으로 조화 플레이에 의한 공격을 펼친다. 골 찬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직력을 강조하는 편이다.

  고려대는 발 빠르고 침투가 좋은 안은산(사범대 체교15, FW), 조영욱, 신재원을 내세워 연세대 골문을 위협한다. 특히 양발을 모두 활용하는 안은산은 중앙 지향적 윙어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기보다, 중앙으로 침투하고 공격을 전개해 언제든 슛 찬스를 만들어낸다. 또한 안은산은 2년 연속 정기전에서 득점을 기록하면서 정기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센터 포워드로 나올 수 있는 조영욱은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상대 수비와의 충돌을 두려워하고 항상 발 빠른 플레이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연세대의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 특히 두현석(연세대14, FW), 이근호(연세대15, FW), 유정완(연세대15, FW)은 경계대상 1호다. 이 중 주장 두현석은 상당히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상대 진영을 휘젓는다. 힘 있는 플레이로 연세대 공격 중심에 서 있는 선수다. 가끔 유정완과의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펼치기도 한다. 유정완은 속도감 있는 플레이에 섬세한 득점 능력을 겸비했다. 골 찬스를 잘 활용할 줄 아는 위협적인 공격수다.

  고려대 축구부 서동원 감독은 “고려대는 공격에서 수년간 단련된 조직력을 통해 협동 플레이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실점 패턴을 분석해 개선하고 집중력을 기르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또 연세대에 대해서는 “양쪽 윙어인 유정완과 두현석의 파괴력이 위협적이다”라며 “확실히 공격 면에서는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예측…불꽃 튀는 접전
  
이번 정기전 축구는 승부가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고려대가 역대 정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연세대의 매서운 기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축구 전문가 헤럴드경제 정종훈 기자는 “정기전 당일 선수들의 정신력과 컨디션에 따라 경기의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앞세운 고려대와 최근 추계연맹전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린 연세대의 경기는 접전 끝에 무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려대가 정기전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4-3-3 포메이션에 대해 김진수 축구 전문기자는 “4-3-3 포메이션의 경우 팀이 공격과 수비간의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공간에 대한 선수들의 지원이 끊기면 측면에서 쉽게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려대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이 포메이션을 활용할지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박형규 기자 twinkle@
사진 | 고대신문 DB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