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에 고향인 아스타나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있었기에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렜다. 1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니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친척들과 국내 여행도 하고 2시간 버스거리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가봤다.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을 만나고 우리 엄마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특히 고등학교에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기억났다. 어릴 때부터 내 주변에 항상 여러 민족인 사람들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과 고려인 수많은 민족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자신들을 한 민족으로 인식을 했다. 1991년에 소련(USSR)의 붕괴하자 15개 국가로 독립되며 수많은 민족들은 여러 국가에서 살아남게 되었다. 카자흐스탄도 그러던 국가 중에 하나로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130개 민족이 같이 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살면서 자라온 나는 3년 전에 한국에서 유학하고 혼자 살아보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내가 기대한 것들 내가 원한 것들 또는 나의 생각들과 매우 다른 한국 사회의 현실과 만났다.

  ’한국은 글로벌화된 사회지만 아직도 단일민족 국가의 의식이 강해 보인다‘는 말을 내 주변 외국인 친구들에게서 많이 듣게 된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 보면 외국인을 아직도 신기해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TV방송에 나오는 외국 사람들은 대부분이 한국어를 잘하는데도 항상 못하는 척하면서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방송국들이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연출하고자 해외에서 온 사람들에게 ’외국인‘인척 하도록 요구한다. 외국인들을 내려다보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게 만들고 시청률을 높인다.

  한국어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은 처음 보는 한국 사람들에게 ’오 한국어 정말 잘 하시는데 어디서 배우셨나요?‘ 같은 질문을 자주 받는다.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항상 다른 데에서 온 사람으로만 본다. 세계화된 사회에 맞게 해외 사람에게 ’외국인’척 기대하지 않는 한국 사회를 기다린다.

글│친기즈 기자 obla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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