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몰래카메라(몰카) 범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본교 총무처가 몰카 탐지기를 구매하며 몰카 범죄 대응에 나섰다. 학생들은 이번 조치를 통해 몰카 범죄에 대한 예방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총무처는 작년 12월 19일 불법 도‧감청 설비 탐지 서비스 업체 ‘금성시큐리티’에서 무선영상수신기, 열화상 카메라 탐지기. 유무선 몰카 탐지기. 카메라 동기 주파수 탐지기 등 총 4대의 몰카 탐지기를 구매했다. 강만식 총무처 차장은 “인력 부담이 심한 연 1회 전수조사로 안전을 확신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장비를 미리 갖춰놓고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즉각 조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으로 구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매한 직후인 작년 12월 셋째 주 과학도서관에서 남학생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종합상황실이 곧바로 칸을 폐쇄하고 장비를 사용했다. 몰래카메라는 탐지되지 않았지만, 미리 구매한 장비를 활용해 신속한 조사가 이뤄졌다.

  본부의 몰카 탐지기 구매 배경엔 학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 몰카 범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서울총학생회(서울총학)와 총무처는 연 1회 몰카 전수조사를 실시해왔다. 지난 2년 간 여름방학 3일간 화장실과 휴게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몰카 전수조사에선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태구 제50대 서울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 몰카 탐지기를 구매했다면 실무 조사를 총학에서 해도 좋을 것 같다”며 “총학에서 학교가 구매한 몰카 탐지기를 대여해 매달 조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만식 차장은 “현재까지 진행해오던 몰카 전수조사 방식을 몰카 탐지기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고민이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4대의 몰카 탐지기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몰카를 탐지한다. 무선영상수신기는 카메라 무선영상을 통해 카메라를 탐지한다. 열화상 카메라 탐지기는 카메라에서 발생한 열을, 유무선 몰카 탐지기는 카메라 렌즈를 감지한다. 카메라 동기 주파수 탐지기는 카메라의 전자파를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금성시큐리티 남형종 이사는 “한 가지 장비만 사용해서는 몰카 탐지에 있어 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밀하게 찾기 위해선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의 조치에 학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지원(문과대 영문16) 씨는 “몰카에 찍힐까 두려워 화장실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했다”며 “학교에서 몰카 탐지기를 구매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기선(자전 경영16) 씨는 “몰카 탐지기를 이용한 조사가 철저하게 진행돼서 걱정 없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며 “몰카 범죄가 적발될 시 후속 조치와 예방 방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글 | 김예진 기자 star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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