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동상을 철거하라! 김성수 우상화를 중단하라! 김성수 잔재를 모두 청산하라!” 8일 오후 12시 30분, 중앙광장에서 18명의 사람들이 큰소리로 외쳤다.

  2월 13일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촌 김성수에게 1962년에 수여된 ‘건국공로 훈장 복장(현 대통령상)’의 취소를 의결했다. 작년 4월 대법원은 인촌 김성수의 친일행위를 인정하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후 상훈법 제8조 제1항 1호(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에 따라 국가보훈처가 작년 1월 8일에 인촌의 훈장 취소를 심사 요청한 데에 따른 결과이다. 이에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은 2월 15일 본교에 인촌 김성수 잔재 청산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서울총학은 결의문을 통해 △인촌 김성수 동상을 철거할 것 △인촌 기념관 명칭을 변경하고 내부 동상을 철거할 것 △우상화를 중단하고 그의 잔재를 모두 청산할 것을 요구했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성북구청에 인촌로 지명 변경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김민주 서울총학 인권연대국장은 “인촌 김성수의 공과 과를 동등하게 평가해야 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청년들에게 전쟁에 참여하도록 한 행동은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대학원총학생회(임시회장=이정우) 신재욱 정책국장은 “본부는 국내 최고 종합 사립대에 걸맞은 당당한 역사 인식이 필요하다”며 “역사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고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학외 인사들도 참석해 지지 발언을 보탰다. ‘이화여대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 세우기 프로젝트’ 기획단(단장=정어진) 구산하 운영팀장은 “대학가에서 친일파들이 동상으로, 각종 박물관, 장학금, 행사 등으로 기려지고 있는 것은 한국 사회의 현주소”라며 “작은 움직임이 대학가들 사이로 퍼져 한국사에 깊이 뿌리내린 친일 역사가 뿌리 뽑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운용 안중근평화연구소 연구원은 “친일 인사인 김경승 조각가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만들었다는 것은 고려대의 치욕”이라며 “고대인으로서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퍼포먼스에서 서울총학은 동상의 발치에 인촌 김성수가 실제로 기고했던 글의 일부인 ‘나는 교육자의 양심에서 말한다! 제군아, 의무에 죽으라!’는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해 인촌 동상 철거를 요구했던 이승준 전 서울총학생회장은 “큰 이슈가 되지 못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 기자회견은 현 정권과 분위기가 맞물려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올해는 특히 총장 선출이 있기에 본부와 법인이 인촌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텐데 더 높은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 김예진 기자 starlit@

사진 | 이희영 기자 hee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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