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 사무시설 ‘Smart Start-up Studio’, 창업카페 ‘Smart Start-up Square’, 창업교육 프로그램 ‘캠퍼스타운 아카데미’. 1년 간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을 통해 진행된 주요 사업들의 목적을 뜯어보면 모두 ‘창업’이라는 키워드로 묶인다. 앞으로도 창업지원 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다. 동국대, 한성대를 포함한 타 대학 인근에도 캠퍼스타운이 조성되고 있지만 안암동만큼 창업에 초점을 두고 있진 않다.

  창업 활성화에 방점을 둔 캠퍼스타운 사업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창업지원 사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에 창업지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에도 안정성 보완이 요구된다.

 

이윤으로 지역발전 기여 가능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은 서울시가 서울 시내에 위치한 52개 대학 중 13개 대학을 우선선발해 진행하고 있는 ‘청년특별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사업’ 중 ‘지역창조형(종합형)’ 모델에 해당한다. 종합형 모델이란 창업육성에 방점을 두고 캠퍼스타운 사업을 진행해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지역협력을 이뤄내는 등의 효과를 내려는 계획을 뜻한다. 본교 외에도 세종대, 광운대, 중앙대 일대가 종합형 모델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단지로 선정돼 있다.

  종합형 모델로 캠퍼스타운 사업이 진행되면 창업팀들이 성장해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기업 성장을 위한 지역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기업이 성장한 이후에는 기업이 지역에 환원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 TF팀 측은 “창업활동가가 지자체에 소재지를 두면 사업 활동의 이윤이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지역 활성화의 혜택은 주민들에게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지역을 활성화시킨 선례엔 서울 강남역 인근과 판교 테크노밸리가 있다. 두 곳 모두 공유 오피스와 창업투자업체가 설립한 종합 창업지원센터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서울 시내 어느 곳보다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팀들이 입주해 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기업 발전에 따라 지역 네트워크도 활성화돼 지역경제도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의 벤처기업 수는 2014년 1339개에서 2016년에는 1517개까지 늘었다. 강남구 청년창업지원센터 이강수 팀장은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벤처기업 붐이 일어난 지역”이라며 “타 지역에 비해 자금이 많이 모이고 네트워킹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패가능성 높은 청년창업…지원 확대 필요

  성공적인 창업육성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본교 캠퍼스타운 지원센터(센터장=공정식 교수, 캠퍼스타운)도 청년창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목표로 창업공간인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곳곳에 조성했다. 하지만 청년창업의 특성 상 실패 확률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도 투자 대비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계청이 공개한 ‘2016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 작성결과’에 따르면, 신생기업의 1년 생존율은 62.7%이고, 5년 생존율은 27.5%다. 3분의 2가 넘는 수의 기업이 창업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특히 30대 미만이 대표자인 기업의 경우 2015년 한 해 활동한 기업 중 21.8%인 약 2만 7000개 기업이 문을 닫았다. 자금과 경험이 모두 부족한 청년 창업가들은 이런 시행착오를 자주 겪는다.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입주팀인 밸류컴포짓 임승혁 팀장은 “청년창업을 시도할 때 갖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며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자금과 인적 자원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본교 캠퍼스타운 측은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는 창업팀에게 1년 입주 연장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캠퍼스타운 측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팀들은 기존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1년 더 입주할 수 있게 된다. 공정식 본교 캠퍼스타운 지원센터장은 “창업팀들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추가적인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떠나려는 기업, 붙잡지 못한다면 활용해야

  지원을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이 안암동을 떠나 타 지역으로 소재지를 옮겨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 지역에 남지 않으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아서다. 캠퍼스타운 측은 창업팀들의 지역 이탈을 예방하고자 입주 계약에 사무실 소재지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본교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입주 계약엔 ‘3년 동안 성북구에 소재지를 두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성북구에 소재지를 둬야 한다는 조건만으로는 떠나려는 창업팀을 붙잡기엔 역부족이다.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입주팀 포펫의 권기빈 대표는 “3년이 지난 후에 안암동에 남을지 모르겠다”며 “3년 후에 더 나은 조건을 갖춘 장소를 찾으면 그곳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캠퍼스타운 조성 TF팀 측도 “창업팀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유리한 지역으로 소재지를 옮기기 마련”이라며 “창업을 일궈도 지역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캠퍼스타운 측은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에서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지분 일부를 지역에 기여하게 하는 등 기업이 지역을 떠날 경우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기업들이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기업이 떠난 후에도 지역에 기여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공정식 센터장은 “창업팀들이 지역을 떠날 수도 있는 건 현실”이라며 “기업이 꼭 안암동에 머무르지 않아도 지역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도록 만들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진현준 기자 perfact@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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