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푸른 장미입니다. 푸른 장미는 자연 상태에서 나타날 수 없어 불가능을 상징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푸른 장미도 재배할 수 있죠.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것, 그것이 청년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을 제치고 66.2%의 지지율로 공천됐다. 이번 선거에 당선될 경우 서울시장으로선 최초로 세 번 연임하게 된다.

  지난 21일 중대신문에서 주최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인터뷰가 서대문구청에서 열렸다. 박원순 후보는 그간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청년정책네트워크, 서울시 청년수당, 희망두배 청년통장 등의 청년 정책을 내왔다. ‘10년 혁명’을 완수하겠단 의지를 비치며 3선에 도전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청년주거와 일자리 △혁신성장 산업 육성 △시민 친화적 도시 등을 강조했다.

 

- 서울시장으로서의 장점과 부족했던 점, 그리고 보완책은 무엇인가

  “장점은 단연 서울을 6년간 운영해 본 경험이다. 많은 외국 도시를 유학한 경험도 있어 도시를 바라보는 남다른 관점이 있다.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도 자신 있다. 지난 6년 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비협력적인 조건 하에서도 시정을 운영했다. 문재인 현 대통령과는 눈만 마주쳐도 서로 이해하는 사이다.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상생하는 관계가 될 거라고 본다.

  지난 6년간 서울시장을 하며 아쉬운 점을 들자면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지 못했던 점이다. 성과도 거뒀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부족한 게 많았다. 앞으로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경청하려고 한다. 더불어 기존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다. 지난 6년간 시행착오도 극복했기에 앞뒤 재지 않고 과감히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 구청장들과 역할을 나눠 본질적 변화를 만들 것이다.”

 

- 청년 일자리 창출계획은 무엇인가

  “일자리정책이란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일자리는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이 융성할 때 만들어진다. 혁신성장의 거점을 마련해 도심 산업을 키우겠다. 핀테크나 애니메이션, 관광마이스터 산업을 키우는 등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그동안 도외시됐던 사회적 기업이나 공예사업, 업사이클 등에 집중해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 더불어 서울시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대학생들과 함께 R&D나 스타트업 기업을 키워내려고 한다.

  이번 선거 공약으로 청년미래기금 1000억 대를 조성하겠다고 내걸었다.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더 나은 일자리로 이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저리로 융자해주는 제도다. 청년들에게 갭이어(Gap year)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일자리와 청년이 쉽게 매칭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딜 일자리나 청년수당 제도를 실험 중이다. 일자리 문제는 당사자주의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생 청년들의 좋은 정책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서울권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이 낮다. 이에 대한 대책은

  “기숙사 문제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서울시 과제 중 하나다. 공공기숙사를 짓기에는 땅도 부족하고, 주민 간 갈등도 있다.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향후 4년 동안 공공주택 12만 호와 공공지원주택 12만호를 제공할 예정이다. 공공지원주택 중 8만 호는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공급하려 한다. 역세권 주택에 용적률을 높게 인정하는 등 혜택을 주고 공공기여를 장려함으로써 2030세대에 집중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희망하우징과 같은 청년 공적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 여성정책의 방향은

  “재직 기간 동안 서울시 차원에서 여성안심특별시 사업, 성평등위원회 운영, 젠더정책팀 운영 등 많은 노력들을 해왔다. ‘성주류화예산’을 도입해 예산 편성과 집행 시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했다. 이번 선거에선 미투의 사전 예방과 사후 적절한 조치를 위해 ‘위드유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데이트 폭력이나 몰카 등의 대책 마련도 꾸준히 해 왔으나 더 강화해야 한다. 민간건물 중 남녀가 분리되지 않은 공중화장실도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분리를 추진하겠다.”

 

-도시재생사업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토건행정과는 다르다. 도시를 바라보는 철학과 비전부터 차이가 있다. 취임 후 대규모 프로젝트는 버리고 시민들의 삶과 역사, 추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도시를 가꾸는 재생정책을 중점적으로 시행해왔다. 서울은 2000년 역사도시다. 기념비적 유적이나 사연들이 축적돼있는데 근대화라는 미명 하에 이것들을 파괴하는 정책을 해왔다. 서울시는 근·현대유적도 미래의 유적으로서 보전하기 시작했다. 한양주변 도성 23개 마을은 이미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다. 시민체감형 도시재생 정책은 도시경쟁력 강화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 2019 전국체전 서울 평양 공동개최 등 남북관련사업, 실현가능성 있나

  “남북 중앙정부가 큰 길을 뚫으면 지방정부와 민간이 길의 폭과 범위를 확대해가야 한다. 남북 교류의 실현을 위해선 도시 간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 2019년은 전국체전 100주년이다. 북한과 함께 서울에서 개막식을 하고 평양에서 폐막식을 하는 등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공동발굴과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등 서울-평양 도시협력 3대 방향 10대 과제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 당선된다면 북한에 방문해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 구의역사건을 비롯해 지하철노동자 안전에 대한 대처가 미비했다. 후속대책이 있는지

  “구의역 사고는 임기 중 가장 뼈아픈 사고였다. 서울시 차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원인을 객관적으로 조사한 결과 문제는 외주를 통한 고용이었다. 앞으로 업무 위험이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정규직화 할 것이다. 이미 김 군의 동료는 모두 정규직이 됐다. 지하철노동자 안전을 위해선 노후화된 설비 교체도 필요하다. 서울시 지하철이 외국 지하철에 비해 최고 수준이긴 하지만, 7~80년대 만들어진 설비는 개선해야 한다. 서울지하철 적자가 연간 3500억 원인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지 않은 이유는

  “행정수도를 서울시에서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수도 이전은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지고 합의를 거쳐야 하기에, 국회에서 이야기 나누는 절차가 있을 것이다.

  이미 지방정부로 서울시에 있던 많은 기관들이 이전했다. 그러나 서울이 위축되지는 않았다. 기관이 이전해 간 빈자리를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이스트 국책연구소를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해당 지역은 홍릉바이오메디컬센터로 변모했다. 이처럼 서울시는 공공기관이 이전해 간 빈자리에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해 스타트업의 좋은 제품과 아이디어가 많이 진출하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사업들이 발전해 오히려 새롭고 더욱 발전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서울시의 현행 정책 중 유지·발전시키고 싶은 것은

  “청년정책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겠다. 청년이 능동적으로 시정에 참여해 청년의 문제를 직접 결정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서울시 사업을 감사하거나 행정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이러한 공론장에서 청년문제의 다양한 해법을 찾아나갈 수 있다. 청년문제는 청년들이 가장 절박하게 느끼기 때문에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 예산에 관해서는 청년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등 청년 거버넌스 정책을 유지하고 싶다.

 

- 6년 동안 이어진 ‘박원순의 서울’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의견에 대해선

  “피로감이 아니라 필요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서울 시정에 대한 만족도가 70%로 나왔다. 많은 도시에서 서울을 벤치마킹한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이미 훌륭한 도시이지만 보다 위대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등록금. 주거, 좋은 일자리 등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향후 4년간 노력할 것이다.”

글│박문정 기자 moonlight@

사진│고대신문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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