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출범한 제32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원총) 'UPRISE'(회장=이정우, UPRISE)가 분주하게 여름을 보내며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단선으로 출마한 UPRISE는 유권자 4878명 중 356명이 투표해(투표율 7.3%) 찬성 329표를 얻어 원총회장으로 이정우 후보가 당선됐다. UPRISE의 핵심공약은 △등록금 동결과 입학금 폐지 △조속한 권리장전 선포 △논문 심사비 폐지 등이다. 7월 25일 이정우 원총학생회장을 만나 향후 원총의 운영방안을 들었다.

 

  - 제32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당선 소감은

  “우선 90%가 넘는 찬성표를 던져주신 원우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사실 두 번에 걸쳐 총학생회장을 하는 게 개인의 욕심처럼 비춰질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정우 회장은 전대 김종경 총학생회장의 사퇴 후 다섯 달 간 임시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전대 총학생회의 잘못은 바로잡고 원우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

 

  - 임시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정상화의 필요성이다. 전대 총학생회의 실정으로 재정적 혼란이 야기되고 원총의 대내외적 이미지가 크게 실추돼 학생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번째는 원총에 대한 원우들의 무관심이다. 특히 대부분 연구소 내에서만 생활하는 이공계 원우들은 원총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등록금 동결과 입학금 폐지’라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본교가 외국인학생 등록금 인상안을 발표해 물의를 빚었고, 제31대 원총학생회장이 관련 발언으로 사퇴하기도 했다. 학교 측이 외국인학생 등록금 인상안을 다시 거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화살은 대학원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등록금 인상 시 국가장학금 Ⅱ유형이 제한되는 학부와 달리 대학원은 등록금 인상을 제어할 수단이 없다. 입학금도 마찬가지다. 정부 기조에 따라 학부 입학금은 폐지되는 추세임에 반해 대학원은 입법적 지원이 전무하다.

  결국 원총 차원의 입법지원활동 외엔 달리 묘수가 없다. 국회의원, 대학원노조 측과 협의를 통해 등록금 인상을 제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현재 원우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가 모이는 대로 공표할 것이며, 내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협의에도 활용할 것이다..”

 

  - 지난 학기 원총이 준비하던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포가 교수의회 측과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일단 학생회 차원에선 교수의회와 권리장전의 세부내용과 관련된 협의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권리장전 작성 과정에서 교수의회의 피드백을 우선적으로 반영했고, 이전 정부에서 공표한 ‘대학원생 인권 장전 가이드라인’도 참고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학생사회의 의견이 충분히 모아지면 9월 말 정기과대표자회의에서 대학원장과 선포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 ‘논문 심사비 폐지’와 ‘수료연구등록금 동결’ 공약을 내세운 배경은

  “논문 심사비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제도다. 해외에서는 논문 심사도 교수의 책임이자 지도과정의 일부로 인식해 따로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본교의 논문 심사비는 석사 15만원, 박사 50만원으로 원우들에게 큰 부담이다. 최근에는 연세대, 중앙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도 논문 심사비를 폐지하는 추세이다.

  석사 또는 박사과정의 수업을 모두 수강하면 수료 상태가 되는데, 논문 등 졸업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수료연구등록금’을 내고 계속 학교를 다니게 된다. 사정상 늦게 졸업하는 원우들에게 부담을 지워선 안 된다. 다음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겠다.”

 

  - 이외에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 이공계 원우들은 접근성 부족으로 원총의 활동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또한 지금껏 이뤄진 원총의 주요 사업도 이공계보단 인문사회계에 치중됐던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번 원총은 이공계에 보다 집중하고자 한다. 그 중 하나가 9월 초 개최 예정인 ‘이공계 석·박사 취업박람회’다. 이공계 원우들의 주된 관심사가 졸업 후 안정적인 사회진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의 진로계획에 도움이 되리라 전망한다. 또한 본교와 연세대, 중앙대, 성균관대 원총이 공동으로 발간하는 이공계 잡지 ‘LAB TIMES’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구독률을 높일 생각이다.”

 

  - 본교 대학원생의 대표자로서 만들고 싶은 대학원 사회의 모습은

“얼마 전 뉴스타파가 보도한 가짜학술대회 WASET(와셋)에 대한 기사를 읽고 느낀 바가 많았다. 실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대학원생과 교수들이 가짜학술대회까지 참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대학원 사회에는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피로가 만연해있다. 동시에 경쟁의 심화로 대학원 사회가 공동체 의식을 잃고 파편화되는 것 또한 문제다. 원우 간 교류가 점차 단절되고 대학원 내 부조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원총은 원자화되는 개인들을 결속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또 대학원 생활을 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불의를 목격한다면, 언제나 부담 없이 원총을 찾아줬으면 한다. 원총은 언제나 원우들의 편에서 요구하고, 대신 싸워주기 위해 존재한다.”

 

글 | 박진웅 기자 befree@

사진 | 고대신문 press@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