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54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5일 오전 11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8 고연전 야구경기는 열리지 못했다. 1997년 야구경기가 강우 콜드게임으로 1회 1:1 무승부 상태에서 종료된 적은 있으나, 우천으로 아예 경기가 취소된 것은 고연전 야구 역사상 최초다.

  이날은 새벽부터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잠실야구장에도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비에 젖게 됐다.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개막식도 40분가량 지연돼 10시 40분에 시작됐다. 양교 응원단과 관계자들은 굵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예정대로 개막식을 진행했다.

  이후 야구장 전광판에 우천으로 인한 경기 지연이 공지됐다. 양교 응원단은 1시간 30분간 응원전을 펼치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양교 야구부 관계자와 심판진은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근처에 방수포를 설치해 두고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칠 줄 모르는 비에 경기장 상황이 점점 악화되자 결국 경기를 취소했다. 고려대 야구부 김광우 코치는 “천연잔디 구장이고 야구장 내야, 외야가 다 젖어서 경기가 불가했다”며 “경기 심판들과 협의해 경기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고연전을 응원하러 온 신성진(정경대 정외18) 씨는 “열심히 땀 흘리며 연습했을 선수들이 경기하는 걸 보지 못해서 아쉽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야구에서 이겨 고연전 5대0 승리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흔치 않은 고연전 우천 취소로 이색적인 모습도 포착됐다. 고려대 야구부 최수현(사범대 체교15, 2루수) 주장은 김대한(사범대 체교16, 외야수), 최현준(사범대 체교18, 3루수)과 함께 나와 방수포에 슬라이딩하는 세레머니를 선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과 교우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글 | 박성수 기자 yank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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