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그대의 고공행진을 위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제31대 세종총학생회 ‘비상’(회장=이희훈, 세종총학)이 곧 임기를 마친다. 세종총학은 정책, 교육, 복지문화라는 주요 키워드 아래 총 14개의 공약을 내세웠다. 14개의 공약 중 3개는 이행되지 못했으며, 나머지 11개의 공약은 이행되거나 일부만 이행됐다.

 

  현실적인 한계 부딪힌 정책 부문

  세종총학이 정책 부문으로 낸 공약엔 △기숙사 비용 책정과정 및 운영재정 공개 △교육동 확충 및 정문 이전 △학생회계 특별감사위원회 구성 △학생회의 원활한 소통까지 총 4가지가 있었다. 우선, 기숙사 공약과 관련해 세종총학은 “학우들이 이용하는 기숙사의 운영을 담당하는 자리에 학생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세종총학은 호연학사 운영 기구에 세종부총장이 위촉하는 학생 대표위원으로써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연학사 운영 기구에 학생 대표위원이 포함되진 못했다. 아직까지 사감장과 총학 사이의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학협력관, 국제기숙사, 파이빌 등의 교육건물 확충 및 정문 이전은 이행 중에 있다. 창의교육관과 국제기숙사 건립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 모두 건립을 시작하기엔 세종캠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문화스포츠대 교육동과 산학협력관, 정문 이전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총학 차원에서 꾸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세종캠 파이빌 신축과 관련해선 신축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 이희훈 세종총학생회장은 파이빌 신축과 관련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며 염재호 총장 강연에서도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생회계 특별감사위원회는 ‘학생회비를 어떻게 쓰는지 알고 내야하고,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야 한다’는 취지로 나온 공약이었으나 시행 수준은 미비하다. 공약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특별감사위원회의 전반적인 운영이 총학생회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았고 단과대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공공정책대와 과학기술대는 회계감사를 진행했고, 문화스포츠대와 글로벌비즈니스대는 이행하지 않았다.

 

  이행률 아쉬운 교육 공약

  교육 부문의 공약의 이행률은 아쉬웠다. 공약은 △전공과목 추가 개설 △학술정보원 리모델링에 따른 좌석 부족 문제 해결 △강의계획서 구체화 및 수강과목 포기제도 도입으로 총 세 가지다.

  학술정보원 리모델링에 따른 좌석 부족 문제 해결은 교육 부문에서 세종총학이 유일하게 계획대로 이행한 공약이다. 본래 학술정보원 리모델링 후 열람식 좌석수가 343석이 줄어들 예정이었으나, 폐쇄예정이었던 3열람실을 유지함으로써 260석만이 줄어들게 됐다. 또 시험기간 중 2, 3층 로비 개방을 통해 좌석수를 확보하고 각 단과대마다 강의실을 추가적으로 개방했다. 한편, 세종총학과 학술정보원 간의 소통과정에서 공사 진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수강과목 포기제도 공약은 이행된 부분이 거의 없다. 수강과목 포기제도는 전산 시스템이 두 캠퍼스가 맞물려 있는 이상 세종캠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서울캠에선 이와 관련한 별도의 큰 움직임이 없어 세종캠에서도 관련 공약이 이행되지 못했다. 이희훈 세종총학생회장은 “이 두 제도는 학생들의 교육 권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지만 서울캠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고, 세종캠은 서울캠과 맞춰가다 보니 아직까지 미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챙긴 ‘복지’

  세종총학은 복지·문화 공약 면에서 준수한 이행도를 보였다. 공약엔 △셔틀버스 △흡연구역 △카 쉐어링 △학생회관 내 편의점 확충 등이 있다. 특히 셔틀버스 운영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세종총학 측에선 바로 대응하거나 업체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지난 학기 4·18 구국대장정 중 셔틀버스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세종총학이 교학처로 연락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편 세종총학은 현재 셔틀버스 업체인 ‘코리아투어’에서 타 업체로 계약 변경을 추진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론 무산됐다. 세종총학이 현 업체에서 타 업체로 계약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내부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김현석 인권복지위원장은 “오는 2019년은 현재 계약중인 ‘코리아투어’와의 재계약시기”라며 “본래 계약 갱신은 4~5년에 한 번이지만 다가오는 2019년엔 반년씩 끊어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흡연구역에 관련한 공약은 제대로 이행됐다. 흡연구역은 각 건물에 간단한 흡연라인과 흡연 표지판 등을 통해 총 12곳이 확보됐다. 또 세종총학은 세종캠의 열악한 대중교통 상태를 들어 카 쉐어링이 필요하다고 계속해서 요청했으나, 아직 안전문제나 주차공간 문제로 학교 본부로부터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희훈 세종총학생회장은 “카 쉐어링 사업의 경우 12월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학생회관 내 편의점 확충은 2017년 11월 호익플라자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본래 편의점이 입주해야 했을 학생회관 내 자리에 기존 호익플라자에 위치했던 상점이 들어가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이희훈 세종총학생회장은 “공약 이외의 일을 많이 해온 한 해 같다”며 “공약의 100% 이행에 신경쓰지 못한 건 인정하지만,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마주한 학교의 더 많은 문제점도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타 학내 단체와 불협화음도

  세종총학은 여러 학내 단체와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을 빚었다. 동아리연합회와는 10월 3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장=이희훈, 전학대회)에서 동아리연합회장 투표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것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 당시 동아리연합회는 “가입과 탈퇴가 빈번한 동아리의 특성상 직선제로 전환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종총학은 “학생들의 자치를 위해 직선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두 단위 간의 논의과정에서 언쟁이 있었으며, 이미 상정된 나머지 안건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는 데 차질이 생겨 전학대회의 남은 일정이 11월 1일로 미뤄지기도 했다.

  또 기숙사 관련 공약 이행 과정에서도 호연학사 측과 마찰을 빚었다. 호연학사 사감장이 총학과의 면담을 거부해 현재 세종총학은 호연학사에 대한 입장을 담은 대자보를 붙인 상황이다. 이희훈 세종총학생회장은 “대자보 부착 이후, 12월 중 있을 부총장과의 간담회에 사감장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호연학사 측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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