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신임 교우회장은 더 젊고 활기찬 교우회를 위해 세대간 다양한 가치관을 조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제33대 고려대학교 교우회장으로 구자열(경영학과 72학번) LS그룹 회장이 취임했다. 구자열 신임 교우회장은 고대정신의 시대적 의미 모색을 기반한 ‘교우들의 화합’과 학교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약속했다. 학교, 재단, 교우가 솥의 세 발이 돼 모교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교우들의 활발한 참여를 토대로 역동적인 교우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구자열 교우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제33대 고려대학교 교우회장으로 취임하시는 것을 축하드립니다

  “33만 고려대 졸업생을 대표하게 돼 무한한 영광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경영 교우의 밤’ 행사 주관 학번이었던 1997년부터 학과 동기회장을 맡아 교우회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크고 작은 교우단체를 이끄시는 분들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하시는지 지켜봤습니다. 역대 교우회장님들을 이어 교우들 간 친목과 화합을 이루고, 모교발전에도 기여하는 교우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 3년의 임기 동안 이끄실 고려대학교 교우회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교우 친목과 모교 후원이라는 교우회 본연의 목표를 좇으며 80, 90년대 학번은 물론 00학번대의 젊은 교우들까지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교우회 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70년대 학번이 교우회장에 선임된 데는 더 젊고 활기찬 교우회를 만들라는 교우들의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사업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젊은 교우들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즐겁고 유익한 교우회 활동이 된다면 교우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처럼 젊은 교우들의 참여를 격려하며 세대 간 다양한 가치관과 성향을 조화시키는 게 교우회의 향후 과제입니다.

  아울러 모교와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특히 최근엔 학교에서 기부금 조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며 교우 대상 활동에서의 업무 협조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같은 70년대 학번인 모교 총장님과 함께 임기를 시작하게 된 만큼 상호 간의 많은 교류를 통해 교우회와 모교가 동반성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고려대 내에서 교우회의 역할은 어떻게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교우회는 교우 친목과 함께 모교 후원을 가장 큰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학교 건축기금, 발전기금과 함께 매년 20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수님들의 연구업적 향상을 위해 ‘교우회 학술상’을 운영해 매년 9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교우회는 모교발전을 위해 후배들의 학업과 교수님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교우회는 고려대가 쌓아온 역사와 전통, 고대정신과 고대문화가 잘 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연륜에 기반한 ‘온고지신’과 ‘법고창신’이야말로 새로운 문화 창조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관의 차이가 큰 시대지만, 1905년 개교 이래 고려대에 면면히 흐르는 정신과 문화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교우회가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 고려대학교 교우회는 고려대를 넘어 국내 대학사회를 선도하는 동문조직이기도 합니다

  “고려대학교 교우회는 1907년 한국 최초의 대학 동창회로 창립돼 올해로 112주년을 맞이합니다. 지역별, 동기회별 모임이나 ‘고대인의 날’, 입학 30주년 행사 같은 홈커밍 행사까지 모두 고려대학교 교우회가 타 대학 동창회의 모델이 돼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간 타블로이드판 형의 형식도 고려대학교 교우회보에서 처음 도입한 후 타 대학 회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고려대학교 교우회는 1980년대부터 ‘봉사하는 교우회’를 모토로 내세워왔습니다. 교우회 안에서 교우들의 평생교육 또는 재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와 연말 국군 장병위문 등의 활동도 진행합니다. 이러한 교우회의 활동은 국내 대학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고려대학교 교우회의 결속을 유지하는 동력은 무엇입니까

  “선배 세대부터 내려온 모교 사랑과 후배 사랑의 전통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들은 학과나 학번 구분 없이 ‘고대’라는 이름 하나로 모이고 품는 전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서로 사귈 줄 아는 고대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강인한 결속의 원동력입니다.

  저는 ‘고대 DNA’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재학시절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대 DNA’를 마음속 깊이 갖게 된 졸업생들이 있는 한 교우회의 강한 응집력은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 동양인 최초로 트랜스 알프스를 완주하시는 등 자전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십니다. 회장님께 자전거란 어떤 의미입니까

  “저는 사이클을 통해 얻은 혁신과 도전정신을 인생철학으로 삼아 임직원들과 자녀들에게도 강조해왔습니다. 사이클은 한시라도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고, 살갗이 물러 터지는 고통과 뼈를 깎는 혁신을 감내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이러한 사이클의 자세는 경영과 닮기도 해 늘 상기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박물관 건립을 목표로 해 오래도록 세계 각지의 희귀 자전거를 수집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특별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올바른 자전거 문화가 정착돼 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사회에서 만나는 교우들에게서 어떠한 영향을 주고 받습니까

  “모교에 재학하며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끈기와 승부 근성을 배우고 키웠습니다. 이는 습관으로 남아 새로운 것이 필요할 때 피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임하게 했습니다. 사회에 진출해 만나는 교우들은 저돌적으로 도전하던 과거의 저를 떠올리게 합니다. 교우들을 보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달리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40세가 넘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고, 최근엔 중국어와 중국 역사, 인물에 관심을 가져 다양한 책과 경험을 섭렵하고 있습니다.”

 

  - 교우회장으로서 재단, 학교본부와 어떠한 관계를 지향하십니까

  “그동안 재단, 학교, 교우회가 삼위일체가 돼 고려대의 발전을 이끌어 왔습니다. 모교 총장을 중심으로 한 학교본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재단과 교우회가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교 경영에서 재단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거나, 학교본부가 고려대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아닌 시대에 뒤처지는 운영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때는 교우들의 총의를 모아 과감히 비판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 33만 고려대 교우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는 ‘고대’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렜고 교우들이 모이는 곳으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이처럼 ‘고대’의 이름으로 너나없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습니다. 저는 참여가 곧 고대문화라고 생각합니다. 33대 교우회장으로서 33만 교우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함께 참여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김예정 기자 breeze@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