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의 아름다운 배경을 벗 삼아 인상적인 사진을 남기고 싶어, 친구에게 카메라를 맡기지만 결과물이 100% 만족스럽긴 쉽지 않다. 잊고 싶지 않은 특별한 순간을 완벽한 포즈와 구도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마법 같은 앱이 있다. 201712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앱스토어 사진 및 비디오 유료 앱 순위 1위를 달성하며 줄곧 카메라 앱 순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촬영 부탁 앱 소브스(SOVS)’이다. 17, 소브스가 입주해 있는 서울 삼성전자 R&D 캠퍼스에서 공동대표 박조은(생명대 식자경14) 씨와 소수영(경영대 경영16) 씨를 만났다.

 

소수영(경영대 경영16), 박조은(생명대 식자경14) 공동대표는 "사람들이 원하는 구도를 그리고, 이를 사고 팔 수 있는 구도 시장 플랫폼을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메라 앱 헤비 유저의 불만에서 출발

  소브스의 시작은 본교 경영학회 ‘FES(Future Entrepreneurs’ Society)’였다. ‘미래 기업가들의 모임이라는 학회 내 프로젝트에서 만난 박조은 대표와 소수영 대표는 분야를 정하지 않고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다, 둘 다 카메라 앱을 30개씩 사용하는 헤비 유저라는 공통점을 찾았다. 시중에 출시된 카메라 앱의 불편한 점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박조은 대표의 교환학생 시절 경험을 기반으로 촬영을 돕는 앱 소브스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다른 여행객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원하는 구도가 나오지 않아서 속상했어요. 화면으로 제가 원하는 구도를 잡아주는 가이드 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두 대표는 최고의 촬영 구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스마트폰 후면카메라의 왜곡 현상에 주목했다. 휴대폰의 후면카메라로 촬영하면 화면 중앙부로 갈수록 상이 작아지고 끝부분으로 갈수록 상이 길어진다. 이를 이용해 인물의 얼굴을 화면 중앙에 놓고 다리를 화면 끝에 맞추면, 얼굴은 작고 다리는 길게 나와 인물 비율이 좋아 보이게 사진이 찍힌다.

  이처럼 소브스는 필터나 보정 효과에 비중을 둔 시중의 카메라 앱과 달리 구도에 관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카메라 앱 시장에서 빠르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카메라 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올바른 구도로 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보정 효과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원본 사진의 구도가 잘못됐거나 배경이 잘린 경우에는 사진을 살릴 수 없거든요.”

 

  실루엣을 통한 완벽한 구도의 구현

  후면카메라 왜곡 현상을 이용해 최고의 비율을 만든다면, 독특하고 역동적인 포즈는 사람 모양의 실루엣을 통해 구현된다. 소브스는 사용자들의 포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고자 SNS 분석을 통해 다양한 자세의 실루엣을 개발했다.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기반 SNS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은 사진 44000장을 분석해,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62가지 포즈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포즈의 사람 형태 실루엣을 따라하며 고민 없이 통통 튀는 포즈를 취할 수 있다. 화면에 표현되는 실루엣을 자유롭게 이동, 회전, 반전시킬 수 있으며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앱에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실루엣이 저장돼 있어, 누구에게 부탁해도 자신이 원하는 그대로의 사진이 나올 수 있어요.”

  현재 소브스는 ‘SOVS’‘SOVS2’ 두 가지 앱을 출시했다. 둘 다 인물 실루엣을 사용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혼자 찍고 함께 찍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명의 구도에 집중한 SOVS(구도 카메라)와 달리 SOVS2(포즈 카메라)는 다양한 컨셉의 커플 포즈를 제공한다. “SOVS에서 구도에 관한 가치를 전달한다면 SOVS2를 통해서는 친구, 가족 등 다른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를 위한 다양한 컨셉의 포즈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SOVS2는 바르셀로나, 런던 등 관광지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여행지 팩, 연인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커플 팩 등 현재까지 15가지의 팩을 제공하고 있다. 꽃이 한창 피는 봄에는 벚꽃 팩, 유럽축구가 진행될 때는 축구 선수 세리머니 포즈가 담긴 축구 팩을 내놓기도 했다. “앱 사용자들이 원하는 포즈에 대한 의견을 주세요. 피드백을 반영해 다양한 컨셉의 팩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무수한 고민 속에서 선두로 나아가다

  소브스는 2017년 본교 경영대학의 스타트업 익스프레스대회에서 수상하며 스타트업 스테이션에 입주했다. 처음으로 앱을 개발해보는 두 대표는 시장 반응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카메라 앱 헤비 유저가 아닌 일반 카메라 앱 사용자들에게도 소브스가 매력적인 아이템일지 확신할 수 없어 불안감이 컸다.

  앱 출시를 준비하는 도중 참가했던 교내대회 크라우드 펀딩은 소브스에게 전환점이 됐다. “대회에서 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되게 좋았고 소브스가 출시되면 꼭 알려달라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앱이 출시된 후, 소브스는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카메라 앱 사용자들이 느꼈던 불만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그 포인트를 공략한 마케팅을 진행했어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빠르게 시장 반응이 나왔죠.”

  카메라 앱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다 보니 소브스를 따라 하는 카피캣(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제품)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뒤따라오는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소브스는 앱 개발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 앱에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능과 디자인 등을 포함한 UI(User Experience)/UX(User Interface)디자인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사실 앱 시장이 모방이 만연한 산업 생태계다 보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

 

  당신의 소중한 순간을 아름답게 남기기

  현재 한국어를 포함해 10개 언어로 서비스 되고 있는 소브스는 세계 각지에서 인정받고 있다. “해외 사용자분들이 앱 후기를 작성해서 블로그나 SNS에 올려주세요. 덕분에 해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 않는데도 입소문을 통해서 중화권에서 1위를 달성했죠.” 최근에는 중화권 담당 마케터를 채용해 샤오홍슈’, ‘웨이보같은 중국 SNS를 통해 중화권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점차적으로 영미권 국가까지 마케팅 법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뛰어난 실적 덕에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모바일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Creative Square’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 R&D 캠퍼스에 입주한 소브스는 삼성전자의 개발 지원금 1억 원, 사무공간 1년 제공,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의 협력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교내외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서비스를 추가해나가고 있는 이들은 앱을 개발하고자 하는 미래 창업자들에게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조언한다. “구상하고 있는 앱과 비슷한 앱들을 다운받아서 어떻게 운영되고 구성돼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보세요. 사용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해결해 줄 아이디어가 있다면 직접 만들어 보는 거죠.”

  이제 소브스는 어플리케이션 그 이상의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구도를 그리고, 이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구도 시장 플랫폼을 형성하는 게 목표다. ‘Some One Very Special’의 약자인 SOVS는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두 대표의 바람이 담겨있다. 잊고 싶지 않은 순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순간을 아름답게 남기는 소중한 앱이 되기 위해 소브스는 오늘도 완벽한 구도 개발에 여념이 없다.

 

김군찬 기자 alfa@

사진조은비 기자 jul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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