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재미에 몸을 맡겨봐

  축제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음식이다. 민주광장 곳곳에서 풍기는 기름진 냄새가 배고픈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곱창부터 시작해서 코코넛 새우, 케밥 등 이색적인 먹거리의 향연 속에서 꿋꿋이 한 자리를 차지한 칵테일 팩토리부스가 눈에 띈다. 이과대 15학번인 이 모씨는 축제 첫날부터 이틀 연속 칵테일을 사 먹었다. “먹을 것만 가득한 가운데 이렇게 칵테일을 판매하는 부스가 있어 기뻤어요. 한 잔에 5500원이라는 가격은 조금 아쉽지만, 나름 만족스러워요.”

  축제는 학생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든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던 고진우(의과대 의학16) 씨는 축제니까!’ 하는 마음에 4.18기념관 앞 농구 코트에서 열린 고대 3대천왕을 찾아라!’ 부스에 참가했다. 농구, 축구, 야구 3가지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매기고 상품을 나눠줬지만, 고 씨는 안타깝게도 기본 상품을 받아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재밌어 보여서 참여해봤어요. 야속하게도 농구공이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22일 낮 중앙광장에서는 무려 200명이 함께하는 ‘Water Fight’ 행사가 열렸다. 학생들은 팀을 나눠, 물총으로 검은색 조끼를 입은 각 팀의 중요 요원들을 공략해야했다. “저 좀 지켜주세요! 제발 저 좀 지켜줘요!” 물총 싸움이 시작되고 검은색 조끼를 입은 한 학생이 상대 팀의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같은 팀원들은 요원을 지키기보다는 서로 물총을 쏘며 놀기 바빴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김민우(정경대 행정18) 씨에게도 물총 싸움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학생들이 밝은 모습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며 저도 덩달아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어요.”

 

  ‘우리 함께 이 시간을 추억하길

  해가 모습을 감추고, 조용히 어둠이 내려앉으면 주점의 불빛과 무대의 조명이 민주광장을 채운다. 축제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힙합 가수 pH-1, 우원재, 사이먼도미닉 등이 고려대를 찾았다. 화려한 라인업의 가수들을 보기 위해 재학생뿐만 아니라 외부인까지 몰려 민주광장 무대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학 축제를 휩쓰는 유명 힙합 가수들의 등장에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렬히 호응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점에서 직접 술을 팔지 못했지만, 많은 학생이 주점을 찾았다. 23일 주점을 운영한 심예원(문과대 영문19) 씨는 술을 판매하지 않아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다고 말한다. “안주만 주문받고, 술은 손님들이 직접 가져오니 빠르게 주문에 대응할 수 있어 편했어요. 민주광장 편의점에서 술을 팔아 학생들이 주점을 즐기는 데도 무리가 없었을 거예요.”

  하나스퀘어 잔디에서 깜깜한 새벽을 다채로운 활동과 함께 보낸 이들도 있었다. ‘KU대와 함께하는 12에 참가한 48명의 학생은 23일 밤 하나스퀘어 잔디에 모였다. 행사의 기획을 맡은 한재연(정보대 컴퓨터18) 씨는 평소 학업의 공간으로 인식되는 학교를 다르게 느껴볼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하나스퀘어 잔디에서 텐트 치고 밤을 새운 경험은 없을 거예요. 낭만적인 영화 상영, 단체 게임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했으니 재밌게 즐겨주시길 바라요.”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A 씨는 동기들과 함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이번 행사를 신청했다. “인문사회캠퍼스에서를 벗어날 일이 거의 없었는데, 하나스퀘어 잔디에서 이렇게 누워 직접 별을 보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글│박성수 기자 fourdollars@
사진│조은비, 한예빈, 이수빈 기자 press@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