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 스님(65)

#개운사 #주지스님

 

- 정기전을 앞두고 긴장한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경쟁은 나쁜 것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이 없다면 성장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기전은 우리 선수들에게 성장의 발판이다. 다만 경쟁이 아닌 경기에 몰입했으면 한다. 쉽지 않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오로지 경기에 집중하면 좋을 일이 있을 거다. 실전처럼 연습하고, 연습처럼 실제 경기에 임한다면 반드시 제 실력이 나온다.”

 

-고려대, 이번에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개운(開運)사는 말 그대로 운이 열리는 절이다. 개운사의 기운을 얻어 고려대가 이길 것이라 확신한다. 고대가 왜 고대(高大)이겠나. 상대보다 무조건 위에 있다는 뜻이다. 위아래의 질서를 어찌 거스를 수 있겠나. 무조건 이길 거다. 나의 예언이다.”

 

강성웅(47)

#카우보이 #사장님

 

- 고려대 럭비부 주장 출신으로 안다. 선수 시절 추억이 많을 것 같은데

이기면 좋았고 지면 너무 열이 받아서 바로 안암을 떴다. 너무 열이 받아서. 경기를 마치면 해단식에서 금일봉을 받았는데, 이긴 팀 선수들 봉투 안에만 수표가 들어있었다. 1학기 종강하자마자 지방에 내려가 60일 동안 합숙을 했다. 정기전 일주일 전에 서울로 올라오면 안암 천지가 온통 빨간 물결이었다. 그 인상이 너무나 강렬했다.”

 

-그 시절과 지금의 고연전 문화에 달라진 점은 없는지

요즘 고연전의 재미는 경기보다는 그것을 즐기는 응원과 뒤풀이에 있는 듯하다. 지금 학생들은 경기 내용보다는 결과가 중요하고, 경기 결과보다는 응원이 재미있고 뒤풀이가 즐거운 거다. 고연전을 양교간의 자존심이 걸린 시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축제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인식 자체가 많이 변화한 듯하다.”

 

조규석(51)

#삼성통닭 #사장님

 

- 고연전 날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0년 전인가, 그때는 과마다 깃대를 들고 다녔다. 고연전 경기가 끝나고 한껏 달아오른 학생들이 깃대를 들고 들어와 천장에 마구 찍어댔다. 천장이 다 뚫리는 바람에 그 후로 한 번 싹 갈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즐거웠다. 패기 넘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즐거움이야말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고연전을 기다리는 이유 아니겠는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그날만큼은 모두 하나가 된다.”

 

- 고연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 자리에서 20년 넘게 고려대와 함께 해왔다. 어떻게 보면 지금 학생들보다 더 고려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나는 항상 고려대 편이다. 힘들 때면, 이곳을 찾길.”

 

장현웅(50)

#춘자 #사장님

 

- 춘자에게 고연전이란

“'민족의 아리아'. 그날은 특별히 매장에 응원가를 틀어주는데, 학생들이 모두 일어서서 어깨동무하고 응원가를 부른다.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참 예쁘다. 1년 중 내게 가장 즐거운 날이 아닐까 싶다. 덧붙이자면 고연전은 특히나 뒤풀이 예약이 치열한 날이다. 이번 응원단은 작년부터 예약을 잡았다.”

 

- 고연전 날 과음하는 학생들에게

이겼을 때도 소주, 졌을 때도 소주인 날이 고연전 아니겠나. 날이 날인만큼 많이 마셔도 좋다. 물론 본인이 조절할 수 있을 때까지만 먹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 정도 탈선이 용서받는 것도 청춘의 특권 아니겠나. 취해도 옆에 있는 과 친구나 형, 누나들이 잘 챙겨줄 거다.”

 

글 | 김영현 기자 carol@

사진 | 두경빈 기자hayab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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