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0만 국군장병이라는 말은 사라질 예정이다. 군대에 가야 할 사람의 수는 이미 줄어들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 중 연도별 남아 출생인구의 20세까지 생존율을 적용해 산출한 국방부의 자료에 따르면, 20세 병역자원은 201735만 명 내외에서 2020년대 초반 25만 명 수준으로 급감한다. 더불어 2038년에는 현 병역자원의 50% 이하 수준인 16만 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별도의 병역자원 확보 대책 없이는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구절벽을 마주한 국방부는 현재 60만여 명의 상비 병력 규모를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줄이고, 부족한 병력을 과학기술로 대체하는 방안을 국방개혁 2.0’을 통해 발표했다.

 

마주한 인구절벽민간인력 활용할 계획

  국방개혁 2.020187월 국방부가 발표한 현 정부의 국방 개혁안이다. 전방위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기존 국방 개혁안을 개선하기 위해 수립된 국방개혁 2.0의 주요 과제는 인구감소로 인한 병역자원 부족 해결이다.

  국방부는 칼을 빼 들었다. 상비 병력의 규모를 10만여 명 가량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해군(해병대)과 공군의 병력 규모는 유지하되, 현재 육군의 46만여 명의 병력 규모를 36만여 명까지 줄인다는 입장이다. 병력 규모 감축에 대해 이기훈(GIST안보과학기술센터) 교수는 최근 전쟁의 승패는 고도화된 무기체계에 달려있다병력의 수 같은 양적 우세보다 첨단과학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 성능 같은 질적 우세가 중요한 전투력 지수로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감소로 줄어드는 전투력 문제를 막기 위해, 국방부는 병사들이 전투준비라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하도록 제초와 제설과 같은 사역 임무를 민간인력에 위탁할 계획이다. 전방 GOP 지역과 해·공군 전투부대에서 민간인력을 활용하고 2021년에는 전 군의 후방 및 지원부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국방부 측은 사역임무를 민간으로 전환하면 장병들은 본연의 전투임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일과 외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복무여건이 한층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방인력(장교, 부사관, ) 중 민간 인력(군무원, 민간근로자)이 차지하는 비중을 5%에서 10%로 확대한다. 주요 외국 군대의 사례와 같이 비전투 분야에는 전문성이 높은 민간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군의 민간인력 비율은 52%로 한국의 10배이다. 대표적인 비전투 분야에는 군수, 행정, 교육 등이 있으며 PX(Post exchange)와 같은 군내 복지시설이 포함된다. 비전투 분야에서 민간인력으로 대체된 군인정원은 전투부대로 전환해 전투력을 보강한다. 전투 분야는 숙련된 장교, 부사관 중심으로 개편돼 간부 비율이 현재보다 증가하며, 전투 및 작전 숙련도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방개혁 2.0의 또 다른 추진 기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 적극 활용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마치 FPS(First Person Shooter) 게임을 하는 것처럼 전장의 군인이 돼 훈련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새로운 무기체계가 출현하고, 전쟁 양상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며 적극적인 과학기술의 활용을 시도하는 것이다.

  또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무기체계를 지능화하는 방안도 주요 내용 중 하나다. 군위성, 정찰기, 무인기 등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된 영상정보를 통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지능형 ICT 감시정찰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감시정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장병들의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 ‘이동 원격진료체계를 통해 응급 이송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원격으로 진료하고 축적된 군 의료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정보 빅데이터 분석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과 국방 분야의 융합이다. 이기훈 교수는 국방과 과학기술이 함께 발전하는 구조가 돼야한다국방 전문 연구인력을 위한 국방 R&D 예산의 증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군찬 기자 al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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