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잘 먹고 잘살아야죠!" 김석희 달링스테이크 대표가 고려대의 끈끈한 정을 언급하며 웃어 보였다.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아야죠!" 김석희 달링스테이크 대표가 고려대의 끈끈한 정을 언급하며 웃어 보였다.

 작년 6월 본교 정경대 후문 인근에 입점한 달링스테이크는 들어서자마자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 들어선 지 몇 달 만에 점심시간마다 줄 서서 먹는 정후 맛집이 됐다. 2016년 개업 후 꾸준한 인기를 얻은 달링스테이크는 벌써 가맹점 14군데를 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본교 축산학과를 졸업해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고기의 길로 돌아온 달링스테이크 창업주 김석희(축산학과 96학번) 교우를 만났다.

 

고기로 시작해 고기로 돌아오다

 “너희가 졸업하고 다른 길로 갈 수 있겠지만 결국은 나중에 이쪽 관련 일로 돌아올 것이다.”당시 축산학과 교수였던 김병철 전 총장이 수업을 듣던 김석희 대표와 학생들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이 이상하게 지금까지 생각이 난다, 김석희 대표는 말했다.

 축산학과를 졸업한 김석희 대표는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고기에 관심이 많았다. 고기를 다루는 과목은 모두 A+를 휩쓸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 축산학과에서 김석희 대표는 가축의 출생부터 사육, 도축까지의 전 과정을 배웠는데, 합이 좋은 유전인자끼리 붙여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형질을 개발하고 인공수정, 배양하는 원리를 공부하기도 했다. “, 돼지, , 양 등 다양한 가축을 공부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돼지와 관련된 과목에 가장 관심이 많았습니다.”

 4학년 때는 당시 그가 가장 존경하던 이민석(생명대 식품공학과) 교수에게 대학원에 들어오라는 제안도 받았지만, 입대를 앞둔 그는 고민 끝에 ROTC 38기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전역 후에는 남들처럼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회사에 취직했다. “삼성카드, 삼성화재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고 성과도 나름 잘 냈죠. 하지만 10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내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적성을 찾아 회사를 그만두고 고민하던 그는 외식업을 하던 부모를 이어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실패 거듭한 후 달링스테이크창업까지

 2002년부터 10년간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간 모았던 돈을 가지고 미아리로 간 그는 가장 먼저 고깃집 왕손을 열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만큼 바로 성공을 거두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축산학과에서 배운 게 많다 보니 고기의 품질과 맛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대가 꽤 높았던 왕손이 회식이나 가벼운 술자리가 많은 미아리 상권에서 떠오르긴 어려웠죠.연구 끝에 메뉴를 전면 개편하고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자 다행히 매출이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1년 정도 인기를 누리다가, 직원들이 힘들어하며 퇴사하기 시작해 가게를 접고 업종을 변경했다. “왕손을 정리한 다음에는 닭발집을 차렸습니다. 적자가 나 포장마차로 다시 도전했어요. 포장마차로 웬만큼 성공을 거둬 맥주집 열정비어도 차렸습니다. 세 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월 1200만 원씩 벌 정도로 한동안 대박이 났죠. 아쉽게도 미아리 상권이 점차 죽기 시작해 가게를 또다시 정리해야 했어요.”

 가게를 정리하고 아이템을 궁리하던 중 김석희 대표는 당시 국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미국식 바비큐에 꽂혔다. 그래서 그동안 모은 돈을 가지고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뉴욕에서 빅 애플 바비큐 파티라는 축제가 매년 열렸어요. 미국 각지에서 바비큐로 유명한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였는데, 둘러보다 우리나라 입맛에 잘 맞는 바비큐를 맛보게 됐습니다. ‘,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어 기술을 배우기 위해 무작정 라스베이거스로 가 요리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계획에도 없었지만 우연히 아이템을 찾은 그는 일주일 정도 숙박하며 레시피를 전수받았다.

 2016년 한국에 돌아온 김석희 대표는 육회 집을 하던 친누나에게 바비큐 집을 해보자고 권유해 동업을 시작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배운 소스와 마리네이드 방식에 그가 좋아하는 중국식 팬 돌리기 기술과 화끈한 불맛을 더해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했다. 노력 끝에, 달링스테이크가 탄생했다. “미아리에서 처음 시도했던 왕손과는 다르게 달링스테이크는 싼 가격에 고기를 즐기는 곳입니다. 와인을 한 잔 마시면서 저렴하게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공간으로 시작했죠. 지금은 밥집이라 느껴지지만 나름 로맨틱 빈티지 컨셉입니다.김석희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두 번째 창업 아이템 몽련그리고 상생

 쉴 틈도 없이, 김석희 대표는 또다시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사업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창업을 결심했어요. 김연민 이사, 박준영 디자이너와 함께 새로 고깃집을 하나 더 개업했습니다.” 715일 성수동에 처음으로 오픈한 몽련은 네 명이 각자의 전문 분야를 살려 협업한 것이다. “달링스테이크와는 달리 몽련은 좀 더 비싸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메뉴를 컨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업을 두 개 진행 중인 김석희 대표는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고려대의 가장 큰 장점이 학우들 간의 끈끈한 정이라며 고려대에서 사람관계와 인간다움을 배웠다고 말한다. 미아리에서 함께 일한 직원들, 달링스테이크를 동업한 친누나, 몽련을 같이 시작한 동업자들과도 김석희 대표는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는 생각으로 함께했다. 덕을 베풀면 사람이 따르게 돼 있다는 뜻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을 되새기며 김석희 대표는 후배들도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성공을 이루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수민 기자 sally@

사진양가위 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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