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컨설팅 업체 에이티커니는 2040년경엔 세계 육류소비시장의 60% 이상을 식물성 대체단백질을 포함한 대체식품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상상하기 힘든 맛, 대체식품은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많은 사람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까. 본지 기자들은 국내에서 시판되는 식물성 대체단백질 만두, 식물성 대체단백질 너겟, 식물성 햄버거 패티, 밀웜(meal-worm) 쿠키 총 4종의 대체단백질 식품을 직접 시식해봤다. 시식에 참여한 7명의 기자 중 채식주의자는 없었고, 새로운 식품에 대한 개방성은 저마다 달랐다.

  구매한 대체단백질 식품은 언리미트 고기·김치만두(지구인컴퍼니), 엔네이처 제로미트 크리스피 너겟(롯데푸드), 비욘드 버거(비욘드미트), 이더블 크랜베리 쿠키(이더블버그)였다. 온라인의 경우 모든 종류를 마켓컬리, 11번가와 같은 주요 식품유통 플랫폼을 통해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프라인의 경우 식품 대기업에서 출시하거나 수입한 제품만이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었다. 국내에 시판되는 대체단백질 식품 종류는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고, 하나의 식품군에서 여러 선택지를 찾는 것도 아직은 불가능했다. 가격은 비슷한 종류의 일반 축산가공품에 비해 전반적으로 비싼 편이었다.

언리미트 고기·김치만두 5600원/180g

언리미트 고기·김치만두 5600원/180g

  시식자들 모두 가장 만족했던 제품이다.

  외양과 단면 모두 일반 만두와 동일해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만두의 특성상 잘게 다져진 식물성 대체단백질과 다른 재료가 적절히 섞여 있어 대체단백질 자체의 식감을 특별히 느낄 수는 없었다. “맛있다는 평이 나온 유일한 제품이다.

  -맛이 최우선이라는 이 기자 편의점 만두와 전혀 구분되지 않았다. 다만 고기의 쫄깃한 식감이나 육즙이 느껴지지 않아 고기 만두 같지는 않았다.”

  -낯선 식품은 꺼리고 보는 김 기자 유일하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던 제품이다. 식감은 다소 아쉬웠지만, 가장 진입장벽이 낮았다는 점이 훌륭하다.”

엔네이처 제로미트 크리스피 너겟 7890원/500g

엔네이처 제로미트 크리스피 너겟 7890원/500g

  외양은 일반 너겟과 흡사했으나 단면을 잘랐을 때 식물성 대체단백질의 결이 일반 닭고기와는 달랐다. 수분이 거의 없고 식물성 특유의 거친 조직감이 느껴졌다. 시식을 하면서도 곡물의 맛과 향이 강하게 느껴져 일반 너겟과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없는 말그대로 가짜 너겟같았다.

  -미식가 김 기자 바삭한 표면을 따라하려 했으나 마치 얇은 소보루빵을 먹는 것 같았다. 염장되지 않은 눅눅한 생선까스를 먹는 느낌이었다.”

  -직접 조리한 최 기자 겉모습에서는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짙게 나는 곡물향이 겉모습과 이질적이었다. 확실히 고기의 냄새는 아니었다.”

비욘드 버거 1만 2900원/227g

비욘드 버거 1만 2900원/227g

  미국의 대체단백질 식품 열풍을 몰고 온 바로 그 제품. 굽기 전 외양은 일반 육류 특유의 선홍색이라기보다는 가공육의 분홍색을 띠었으나, 구운 후 갈변 반응이 일어나며 일반 햄버거 패티의 외양과 유사해졌다. 다소 인공적인 고기 향이 시식 전부터 짙게 풍겼다맛은 고기와 어느 정도 비슷했으나, 식감은 고기 특유의 조직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맛이 최우선이라는 이 기자 만약 내 동생이 콩을 편식한다면 적극 추천할 것 같다고기를 충실히 따라 했다. 다만 인공의 맛은 숨기지 못한 듯하다.”

  -향에 민감한 송 기자 외양은 훌륭하나 해외수입 제품이라 그런지 향이나 간이 다소 세 먹기 전부터 거부감이 든다.”

이더블 크랜베리 쿠키 6000원/140g

이더블 크랜베리 쿠키 6000원/140g

  식용곤충인 밀웜이 박혀있는 쿠키다. 곤충 원물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외양만으로 충분히 거부감을 풍겼다. 전반적인 쿠키의 퍼석한 식감에서 파스스 부서지는 밀웜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밀웜이 가루 형태로 분쇄돼있다면 더 쉽게 먹을 수 있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이 기자 처음 먹어봤다. 쿠키에 박혀있는 밀웜과 아이컨택하고 순간 긴장했지만 먹어보니 그냥 통깨가 많이 박힌 것 같은 고소한 쿠키 맛이었. 중간중간 파삭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낯선 식품은 꺼리고 보는 김 기자 아예 시도하지도 못했다. 사실 밀웜이 분쇄돼 분말로 들어가 있었더라도 안 먹었을 것 같다.

 

  시식자들 모두 대체단백질 식품 개발의 필요성에는 깊이 공감했지만, “구태여 다시 찾고 싶지는 않은 맛이라는 평을 내렸다. 실제로 밥상머리뉴스2018년 자체 시식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식물성 대체단백질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맛이 없기 때문에자주 먹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이를 즐겨먹는다는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상용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결과였다.

  향후에는 첨단기술이라는 날개를 달고 매력적인 맛과 식감으로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대체단백질 식품을 기대해 본다.

| 김예정 기자 breeze@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