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험있어도 시행착오 겪어

간호대 현장실습 불가능한 상황

재난 대비할 교육 모델 만들어야

서문경애 간호대학장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지 2주가 지나간다. 점차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교수와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방식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은 점점 호전되는 듯 보이지만 긴장의 끈을 늦출 수는 없다. 학교에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온라인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교수나 학생 모두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는 전례없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 강의가 장차 오프라인 교육을 넘어선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지, 또는 온-오프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으로 전환되는 국면을 맡게 될는지, 이 시점에서 우리 간호대학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 교육의 미래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간호대학의 교육과정은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습교육은 다시 교내실습과 병원이나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는 현장실습으로 이루어져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에는 교직을 선택한 학생들을 위하여 그동안 이미 국가고시에 해당되는 이론 교과목들은 커먼스(COMMONS)를 통해서 강의를 녹화하여 블랙보드에 올려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온라인 강의 제작에 조금은 면역이 되어 있었지 않을까 한다. 또한 실습교육 중에서 간호교육인증평가에 해당되는 핵심 간호술기는 동영상을 제작하여 학생들이 졸업 전에 스스로 술기를 익힌 후에 오프라인에서 다시 한번 교육을 받고, 최종 테스트를 받아 통과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에 대한 전면적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면서 이 기간이 언제까지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교육 전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첫 번째 주에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익숙하고 시스템적으로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한 커먼스를 사용하여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촬영하였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직접 오프라인으로 강의한 것을 녹화했을 때와는 달리 상호작용이 없다보니, 촬영하는 교수도 많이 힘들어 했다. 두 번째 주에는 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강생이 적은 대학원 강의부터 블랙보드에 있는 콜라보레이트(Collaborate)를 사용하였고, 점차적으로 수강생 수가 많은 학부 강의에서도 콜라보레이트가 교수와 학생들에게 호응도가 좋아 온라인 강의방식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간호대학의 경우, 간호교육인증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1000시간 이상의 현장실습을 해야하는데 현재는 외부의 현장실습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강의 및 교내실습, 교외의 현장실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실습교육 솔루션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에는 외부의 실습현장을 옮겨놓은 것 같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할 것 같다. 더불어 질 높은 강의를 위하여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가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교수학습개발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강의가 대학사회에 남긴 의미를 돌아보면, 전무후무하게 모든 교수와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경험하면서 미래 대학교육의 방향성 내지는 철학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 교육환경은 시대적으로, 안전차원에서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새로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으로서 온라인 강의에 대한 모델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교육구국의 이념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설 수 있는 그 무언가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대학교육의 발전을 위한 한 걸음을 더 내딛은 것 같다.

  이제 4월이 오면 캠퍼스는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코로나19가 물러날 때까지 고대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가 배려하고 책임지는 마음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다시 활기찬 캠퍼스를 보고 싶다.

 

사진양태은 기자 aur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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