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소속 학보사 중 자교에 가장 영향력 있는 학보사를 뽑는다면 단언컨대 고대신문을 뽑을 것이다. 명료한 보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시각 자료.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탄탄한 기획 기사까지.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는 필자가 중대신문 편집국에 오는 신문 중 가장 먼저 찾는 학보가 고대신문인 이유이기도 하다.

 흔히 대학언론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을 꼽는다. 저널리즘은 언론매체의 기본적인 역할로 정보전달과 비판, 감시의 기능을 담당한다. 반면 아카데미즘은 상아탑이라 일컫는 대학의 기능에서 비롯된다. 연구, 교육, 봉사를 특징으로 하는 대학의 모든 활동은 학문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에 근거를 두고 있고 대학 구성원들을 독자로 하는 대학 언론은 아카데미즘을 도외시할 수 없다.

 문제는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 사이 균형을 이루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저널리즘에 치우치다 보면 현실에 매몰되기 쉬울뿐더러 아카데미즘에 지나치면 이상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필자의 최근 고민 역시 제목 그대로다. 중앙대 학보사 <중대신문>은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 사이 정도(正道)를 찾고자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대신문 1894호는 필자에게 해답을 줬다. 1면부터 3면까지 다룬 학내 보도기사는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다. 더욱이 1면 탑 기사를 읽으며 아직도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대학 구성원이 많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바뀐 학내 풍경도 세세히 보여주었다. 사회학술면은 시의성 있는 이슈를 학문의 시각을 더해 알기 쉽게 풀어냈다.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을 동시에 충족했다고 평가하며 이는 중대신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베를리너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레이아웃이다. 베를리너판은 기성 언론의 대판에 비해 한 면에 들어가는 기사가 적지만 그만큼 압축적이고 효과적인 사건 전달이 가능하다. 더욱이 대판을 펼쳤을 때 느끼는 위압감을 덜고 면당 텍스트를 줄여 사진과 도표 및 그래프를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베를리너판의 장점이자 이를 사용하는 주요 언론사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점에서 1894호의 사회학술면은 시각 자료에 비해 텍스트가 너무 많아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켰을지는 모르겠다. 6면 기획면도 사진을 보다 역동적으로 배치하고 기사를 풀어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보다 시선을 끄는 인포그래픽과 사진으로 레이아웃을 다채롭게 구성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김강혁 중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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