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분열, 세포분열. 우리가 숨 쉬고, 키 크고, 살찌는 건 다 세포들이 힘쓴 탓이오. 앉으나 누우나 열심히 포동포동 일하는 거 보니 분명 내 핏줄은 아닐 게외다. 친자(親子)가 아니길 바라는 엉성한 과제들도 중간과 기말을 사이에 둔 요맘때 출생이 잦소. 과제분열, 시험분열. 결국엔 멘탈분열.

 

○…분열의 끝은 역설적이게도 성장이오. 갈라지면 끝일 줄 알았던 인생도, 곱절로 늘어나는 경험 덕에 많은 걸 배웠소. 팀플분열로 인정(人情)의 무의미를, 학점분열로 인생(人生)의 무자비를 새삼 깨닫소. 성장을 했다면, 다음 수강신청은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가르침 정도는 얻게 될테오.

 

○…20년 만에 바뀌었다지. 학내 공론분열의 주범이던 수강신청 제도도 일견 성장을 이뤄냈소. 수강신청 전 30, 강의 삭제를 허용해 전열을 가다듬게 한 건 잘한 일이오. 다중 탭 금지를 두고선 영 시끌시끌한데. 비실거리는 몸통 여러 개를 둘 바엔, 안정된 시스템을 갖춘 튼실한 몸통 하나로 승부를 보겠단 건가. 분열의 끝은 결국 통합인가.

 

○…허나 내 몸은 한 개라도 여실히 부실하오. 감당하기 힘든 일상 때문인가. 끝맺지 못한 과제도, 학점도, 인생도 성장인가 절멸인가 고민되오. 사람 몸은 다중 탭 안 되나. 턱도 없지. 그냥, 그런 거지.

 

이선우 취재부장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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