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역에서 택시로 20. 정릉캠퍼스로 향하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캠퍼스 입구로 들어서면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중·고등학교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28379규모의 정릉캠퍼스 부지 중 3분의 1 정도가 중·고등학교의 부지로 쓰인다.

 정릉캠퍼스는 고려대 병설 보건대학의 보금자리였다. 2005, 병설 보건대학이 고려대와 통합하며 단과대로 신설된 보건과학대가 정릉캠퍼스의 새 주인이 됐다. 2015, 보건과학대가 서울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정릉캠퍼스는 사실상 방치돼왔다.

천장이 훼손된 열람실의 풍경이다.
천장이 훼손된 열람실의 풍경이다.

 현재 정릉캠퍼스에 위치한 5개의 건물 중 실질적으로 쓰이는 공간은 보건과학정보관뿐이다. 이마저도 KUMAGIC 연구원이 위치한 2층과 출판문화원이 있는 3층을 제외하고는 비어 있다. 1층에는 열람실, 보건과학박물관, 문구점 등 단과대 공간으로 사용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방치된 박물관의 입구는 비교적 깔끔했다.
방치된 박물관의 입구는 비교적 깔끔했다.

 다른 건물은 입구가 셔터로 닫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의관의 내부는 황폐했다. 강의실 내부를 살펴봐도 소화기나 의자, 책상 등이 벽면 한쪽에 쌓여 있을 뿐이었다.

보건과학정보관 1층, 문방구였던 공간
보건과학정보관 1층, 문방구였던 공간.
학생 없는 학생회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학생 없는 학생회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정릉캠퍼스에 근무 중인 한 교직원은 “5년 전에 보건과학대학을 이전할 때부터 학교 차원에서 공간활용계획을 수립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각, 기숙사 건립 등 소문이 무성했지만 아직까지 실천된 계획은 없다. 정릉캠퍼스 관련 업무담당자라고 밝힌 예산기획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정릉캠퍼스의 활용계획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 박성수 시사부장 park@

사진 | 양가위 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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