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8시, ‘나눔 러닝’ 참가자들이 정릉천 산책 코스를 달리고 있다.

 

  11일 오후 8, 열 명 남짓한 학생들이 마스크에 체육복을 입고 중앙광장 분수대 앞으로 모였다. 어느덧 제법 쌀쌀해진 저녁 시간에 서로 처음 보는 얼굴들이 모인 목적은 두 가지, ‘나눔그리고 러닝이다.

  ‘나눔 러닝은 본교 체육교육과 학생들의 창업 아이디어 팀 오늘 러닝이 교내 여성 환경미화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기획한 행사다. ‘오늘 러닝의 팀장 한상민(사범대 체교15) 씨는 현차관에서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환경미화원 분이 마치 본인 물건을 찾는 것처럼 도와주셨다학생들의 면학 환경 조성에 이바지하시는 미화원들을 돕는 작은 나눔부터 실천해보고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참가자에게는 참가비 2000원씩을 모금했다.

  첫 회차부터 많은 학생의 관심을 끌기는 힘들 것 같아 10명으로 참가 인원을 제한했지만, 예상보다 큰 관심을 받아 금방 마감됐다. 한상민 씨는 다들 좋은 일에 앞장서줘서 고맙다는 반응이었다응원과 격려에 힘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이목이 쏠려있다는 생각에 긴장도 됐다고 밝혔다.

  정릉천 공터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몸을 풀고 마스크를 고쳐 썼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뛰다보면 숨쉬기 힘들 법도 한데, 참가자 중 누구도 끝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참가 인원 모두가 방역수칙을 준수해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러닝은 참가자 간 체력 차이를 고려해 A 페이스(9km/h)B 페이스(11km/h) 두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3km의 코스를 달리며 참가자들의 숨소리는 조금씩 가빠졌다.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참가자 중 한 명은 당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반환점 이후부터는 구보로 코스를 완주했다. 먼저 도착한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자리에 남아 늦게 도착한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날 러닝에 참가한 전호연(디자인조형17) 씨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러닝 프로그램을 찾고 있었는데, 취지도 좋은 행사인 것 같아 함께하게 됐다직접 도움을 드리기는 어려웠던 미화원분들게 이번 기회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행사 다음 날인 12, ‘오늘 러닝팀은 환경미화 휴게실에 방문해 모금액 2만 원으로 구매한 쌍화차와 빼빼로를 전달했다. 한상민 씨는 모두들 큰 선물을 받은 듯 고마워하셨다참가 학생들의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늘 러닝팀의 목표는 환경미화원을 넘어 교내 모든 노동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 그들의 달리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천양우 기자 thousand@

사진제공오늘 러닝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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