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스타트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창업은 드라마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취업 대신 자신의 비전을 지접 실현할 수 있는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을 이뤄낸 선배 스타트업 창업가 우종욱 대표와 박기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로스팅 기계 대중화 나서

전기로 정밀제어 가능해

원두 시장 변화 꿈꿔

우종욱 대표는 “스트롱홀드가 커피산업 혁신의 근거지가 되길 꿈꾼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1인당 커피소비량은 353잔으로 세계 평균 132잔보다 2.67배 많은 수준이다.(2018년 기준, 현대경제연구원 발표) 이처럼 많은 양의 원두가 소비되지만, 원두를 직접 로스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로스팅 기계의 가격이 상당하고 다루기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틈새를 포착한 우종욱 스트롱홀드 대표는 로스팅 기계의 대중화를 통한 커피산업의 혁신을 꿈꾸고 있다. 그를 지난 10일 스트롱홀드 본사에서 만났다.

 

  누구나 쉽게 하는 로스팅

  커피 시장에는 생두 재배부터 유통, 로스팅, 커피음료 제조까지 여러 영역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우 대표가 집중한 건 원두 문제였다. 품질 나쁜 원두가 비싼 값에 유통되는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에서 직접 원두를 로스팅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로스팅 머신은 다루기 어려워 매장 내 자체 로스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가스를 이용하는 기존 로스팅 머신 같은 경우는 주변 환경에 의해서 화력이 똑같이 들어가지가 않아요. 아무래도 가스를 이용하다보니 폭발 위험에 있어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요.”

  우종욱 대표가 개발한 스마트 커피 로스팅 머신은 전기를 이용해 원두를 로스팅한다. 전기를 사용하면 가스와 비교했을 때 정밀제어가 용이하다. “예를 들어 100분의 1로 에너지를 넣으려고 한다면 가스는 조절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전기는 전압에 따라 그대로의 압력을 뽑아내 로스팅 시 온도와 압력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가스와 비교해 환경오염이 적고 폭발 위험도 낮아 안전하다.

  2010년 설립된 스트롱홀드는 현재까지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해 약 150억 원의 기관투자를 유치했고, WCRC(월드커피로스팅챔피언십) 공식 로스팅 장비로도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전기 로스팅 머신 회사가 여러 곳이 있지만, 그중 저희가 가장 독보적입니다.”

 

  한국 소비자부터 잡겠다

  보수적인 커피 전문가 집단 중 일부는 자동화 머신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내비친다.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그들에게 자동화 로스팅 머신은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분들이 받아들이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우대표는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존심 상하는 일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자사 제품으로 로스팅을 한 원두를 나눠주었을 때, 냄새만 맡고 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화가 나기도 하는데 시장이 변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일이 있어도 개의치 않아요.”

  한국에서의 창업은 만만치 않다.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작아 스타트업의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자국 제품에 대한 불신도 극복해야 한다. “로스팅 머신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다보니 품질부터 사후 서비스까지 기대치가 높으시더라고요. 하나씩 충족해 나가야죠. 그런 과정을 다 겪고 살아남는 기업은 세계로 나가도 문제가 없다고 해요. 국내에서 살아남으면 그다음부터는 순탄하다는 희망을 품고 있어요.”

  회사명 스트롱홀드(stronghold)의 뜻은 요새, 성채. 커피산업 혁신의 근거지가 되겠다는 의미다. 우종욱 대표는 로스팅 머신으로 원두 시장의 변화를 꿈꾼다. “고객 중 70%는 저희 기계가 없으면 로스팅을 못 하는 분들입니다.” 로스팅이 몇몇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초보자들도 스트롱홀드의 기계로 질 좋은 원두를 효율적으로 생산한다. “고객 중에 저희 제품 때문에 장사하신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때 정말 뿌듯해요.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분들이 더욱 많아지게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송정현 기자 lipton@

사진김소현 기자 sos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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