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포털 사이트는 언제나 떠들썩하다. 최근에는 유명인들의 연이은 학교 폭력 이슈가 핫하다. 스포츠 선수와 아이돌, 배우 그리고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과거 행적에 대한 글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학교 폭력 피해 사실 폭로의 공론장이 되었고 익명의 힘을 빌린 이들이 과거 자신이 겪은 피해를 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학교 폭력은 그 범위가 명확치 않기에 끊임없는 진실 공방이 계속된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과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는 주장 사이의 엇갈림 속에 객관적 판단은 더욱 힘들어진다. 특히 신체적 폭력이 아닌 언어 폭력의 경우, 그 모호함은 배가 된다. 물론 당하는 사람이 불쾌했다면 그것은 폭력임이 분명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의 정확성은 점점 희미해진다.

  또다시 폭로는 시작된다. 진실과 거짓이 익명이라는 그릇에 한 데 섞여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아니면 말고식의 추측과 과장이 난무한 글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진실은 아직도 저 건너편에 있다.

  한 커뮤니티에 유명 연예인 A양에게 뺨을 맞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연예인은 자신의 SNS에 바쁜 연예계 활동으로 인해 학창 시절이 너무나도 아쉬웠다며 자신은 절대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진실은 물론 그들 안에 있다.

  오늘도 우리는 새로운 아무개의 학교 폭력 기사를 본다. 익명의 누군가가 아무개에게 당했던 폭력을 폭로했다. 익명의 누군가의 용기에 감탄한다. 그리고 아무개에게 실망한다. 바른 이미지에 가려졌던 그 사람의 본성을 발견한 것 같아 배신감이 든다. 실망감은 점차 분노로 바뀌어 객관적인 판단을 흐리게 한다. 더 이상의 사고는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의혹이 사실일까? 우리가 너무 분노에 치우친 심판을 했던 것은 아닐까? 휩쓸려 나가려고 할 때 자신이 휩쓸리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할 수 있는 냉정. 그 냉정이 필요해지는 순간이다.

김소현 기자 sosoh@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