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정보보호학과

  21세기 지식사회가 본격화하면서 대학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초유의 변화를 직면하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인하여 전 세계의 모든 대학이 도전과 위기의 시간을 겪어 내고 있다.

  2021학년 대학입학 가능 인원은 414000명으로 입학정원 492000명보다 8만명 정도가 부족하다. 게다가 팬데믹으로 인한 외국인 학생들의 입학포기 및 휴학으로 상주 학생 수가 크게 감소하였다. 등록금만으로 운영되는 국내 대부분의 대학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

  본래 산업사회에 탄생했던 대학은 지식생산의 독과점적 주인공이었고 지식 유통의 허브 및 거점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강한 거버넌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 공간에서 대량의 정보가 생성되고 결합하여 이용되면서 일반 대중이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상호 검증하며 집단적으로 융합을 만들어 가고 있어서 전체적인 정보 유통량, 접근성 및 편이성을 고려하면 사이버 공간이 그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가꾸어 나가야 할 미래의 대학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위치해야 하는 것일까? 미래사회의 요구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어디에서 다음 10, 100년에 필요한 역량과 인문과 과학기술의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가? 이 과정에서 대학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아마 어느 누구도 정답을 말하기 어렵고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솔루션은 없다. 하지만 대학을 벗어나서 사회에서 필요한 기초 체력을 육성하고 앞으로 맞부딪힐 시련과 도전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는 가능하지 않을까? 이러한 준비를 쌓여있는 지식을 활용할 뿐만이 아니라 학생, 교원, 직원 등 대학 구성원 모두가 어우러져 함께 협업하는 과정에서 해결해 나갈 수는 없을까?

  그래서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대학은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모든 학생이 어떠한 도전도 해볼 수 있는 열린 플랫폼, 원하는 교육과정을 디자인하고 체험하며 실시간으로 데이터와 정보를 분석하여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분석 플랫폼, 관심 분야가 같거나 이질적인 문화와 스스럼없이 만나서 교류하고 반응하는 경험 플랫폼, 전 세계의 연구 지식과 사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융합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대학이 이와 같이 위치하면 우리 젊은이들이 이 땅을 넘어서 유라시아를 향하고 대양을 지향하며 꿈을 펼치는데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다.

  21세기 대학의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플랫폼은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결국 대학이 미래를 꿈꾸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최첨단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이다.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선진 대학들은 대부분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학생들과 원격에서 모바일 장치로 상호작용하며 소통하고, 연구자들은 다중 협업을 이어가는데 최첨단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한 분석 및 협업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개인 맞춤형 교과설, 연구업적 관리 및 대학생활 서비스를 학생과 연구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혁신적인 최첨단 디지털 인프라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세계는 기술이 주도하여 삶의 양식이 바뀌는 혁신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혁신을 주도할 새로운 개념의 미래 대학은 이제야 발걸음을 시작했다. 우리 대학은 다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전진하고 곧 재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은 본연의 사명으로서 우리 사회를 이끌고 세계를 아우를 것이다. 새로이 만들어 가야 할 시스템과 네트워크 등 디지털 인프라는 우리 대학의 중심이며 혁신의 근원이며 미래 대학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대학에 대한 많은 지원과 성원이 필요하다. 고려대학교는 선배들과 사회 각계각층의 기부와 지원으로 함께 해온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우리는 많은 선배와 동료의 헌신과 노고를 통하여 성장했고 구성원의 영감과 통찰력을 통하여 미래로 나아갔다. 시의적절한 디지털 혁신을 통하여 우리 대학이 미래의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할 것을 기대한다.

 

이 글은 필자가 201810월 정보전산처 이전 기념으로 작성하여 헌정한 글을 현재의 상황에 맞게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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