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비대면 학기가 지속되자 학보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학교와 학생 간 공백을 메우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삿거리를 찾기 쉽지 않다. 고대신문은 학내 소식을 꾸준히 전하면서 나름의 돌파구를 찾은 듯하다. 이번 호는 학내 소식과 행사 기사로 가득했다. 안전시설물 설치부터 학술대회 개최, 단과대 프로그램까지 학내 사안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비대면 일상 속 독자와 학교 간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특히 1, 2면의 포토뉴스는 많은 학생이 그리워할 캠퍼스 정경을 생생히 보여준다. 학내 고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심층적인 기사는 없었지만, ‘보도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본다.

  기획면에 담긴 재생에너지를 꼭지로 전개된 네 기사는 상당히 유기적이었다. 재생에너지라는 생소할 수 있는 주제를 인터뷰, 르포,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뤄 형식적 재미를 안겼다. 보도면의 ‘Net Zero와 녹색미래학술대회 기사와 이어지는 흐름도 좋았다. 다만 기사 간 다소 기시감이 들어 아쉬웠다. 가령 호박골 에너지자립마을 대표 인터뷰 기사의 경우 스케치 기사와 내용이 겹쳤을 뿐 아니라 인터뷰 기사가 많은 이번 호 특성상 그 효과가 반감되기도 했다. 스케치에 인터뷰 내용을 삽입하고 르포에 집중해도 좋지 않았을까. 6, 7면을 모두 에너지자립마을에 할애했는데 한 면 정도는 학생 관심사에 가까운 소재를 다뤄도 좋았을 듯하다.

  고대신문 여론면의 민주광장은 눈여겨보던 코너 중 하나다. 연세춘추에도 발언대라는 이름의 유사한 코너가 있다. 발언대의 경우, 한 소재에 대한 두 시각을 담는 만큼 어느 정도 상반된 시각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반면 민주광장은 두 기고 사이 뚜렷한 시각차가 돋보이지 않아 두 코너의 차이가 흥미로웠다이번 민주광장은 지난 호 보도 기사 올해 2학기부터 전과제도 시행에 담기지 못한 학우들의 의견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두 기고의 문체가 통일되지 않은 점이다. ‘모든 학생에게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글의 경우 경어체로 작성됐다. 간결하고 명료해야 하는 기고문 특성상 평서체로 수정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1922호에서 보도 기사는 간결하고, 문화·기획·학술 기사는 심층적이었다. 기사 구성 역시 유기적이고 체계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기사의 소재가 대체로 독자의 관심사와 다소 멀었다는 것이다. 충실한 보도와 함께 재밌는 기사로 비대면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길 바라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평소 시의적이고 톡톡 튀는 기사를 써오던 고대신문인만큼, 다음 호에서는 더 발랄하고 독자에게 다가가는 기사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박준영(연세춘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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