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 이후 미디어를 통해 20대의 투표 성향을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의 설왕설래를 볼 수 있다. 언제나 선거의 결과는 논의와 분석의 대상이 되지만, 20대라는 세대가 정치의 주체가 아닌 분석정치적 호명의 대상으로 축소된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더욱 경계가 되는 이유는 우리를 둘러싼 담론이 실제로 2030세대의 삶을 얼마만큼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을 때 상당한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언제나 세대 담론은 세대 내 다양하지만 이질적인 이해관계를 세대라는 공통요소로 손쉽게 묶는 경향성이 있다. 이번 선거결과 분석 역시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현실이 과연 그러한가? 그렇지 않다. 세대 내 소득 수준과 지역 격차와 같은 다양한 변수들이 세대 내 공통성을 넘어서는 차이점을 드러냄으로써, 수많은 청년들이 원하는 사회는 무엇인지, 우리가 바라는 미래가 무엇인지 쉽사리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20대의 투표 성향은 어떻게 분석해야할까? 먼저, 이번 선거 결과는 고착화된 양당제가 만들어낸 착시 효과라는 측면을 지적해야 한다. 20대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적절한 정치 세력이 부재한 현재, 우리는 계속해서 두 가지의 선택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세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더욱 비좁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우리는 좀 더 본질적인 것을 물을 필요가 있다. “이 시대 정치는 청년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바로 그 질문이다.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세대 담론을 동원하여 사회 내 다양한 이해관계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발굴하여 이를 사회적으로 적절히 다루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결국, 현재 정치와 언론이 제시하는 20대 세대 담론이 지나치게 단면적이지 않은지 우리 스스로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가 정치적 주체로서 적절한 이념과 전망을 갖고 있는지 되물을 필요도 있다. “지금 내가 몸담은 이 사회는 어떠한가, 그리고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가?” 정치적 주체가 된다는 것은 기성 정치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스스로와 사회를 객관화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김서룡(자전 정외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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