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은 크게 두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독자층이 학내 구성원으로 한정된다는 점. 둘째, 주간지 형태로 발행된다는 점. 이 두 특징은 대학언론의 발목을 잡는 동시에 메리트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정한 몇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의성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는 심층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26호 보도면은 고대신문 특유의 깔끔함을 자랑하는 동시에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이번 고대신문 보도면은 연세춘추 보도면과 겹치는 기사가 많아 더욱 유심히 살펴봤다. 1면에는 ‘스마트캠퍼스 첫발 뗀 모바일 학생증’과 ‘교육부 지원 사업 중간평가 탈락’ 기사가 실렸다. 고교사업 기사에서 고대신문 보도 기사 특유의 간결한 특성이 돋보였다. 그러나 스마트캠퍼스 기사의 경우 1면에 적합한 무게감과 밸류를 지녔는지 다소 의문이 들었다. 물론 주요 독자층인 학생들의 편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보 전달이라는 ‘보도’역할에서 벗어난 특별한 의의가 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의문은 3면에 걸쳐 지속했다. 3면의 필수교양 기사는 고대뿐 아니라 타 대학 사례를 풍부하게 취재해 대학사회 기사로 확장했다는 점이 좋았다. 그러나 심층적인 기사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교양교육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것에서 넘어, 이것이 양적·질적 측면에서 실제 본교 학생들의 수요를 만족하는 지까지 짚어봤다면 어땠을까. 충분히 기획기사나 심층기사로 발전할 소지가 다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외에 눈에 띄는 기사들도 있었다. 가령 2면으로 넘어가자 문화사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안암 상권으로 시야를 확장해 요식업·PC방·카페 등은 제외하고 문화사 자체에 집중했다. 덕분에 비대면이 지속하는 상황과 맞물린 대학가 문제의 심각성이 강조됐다. 특히 지면상 사진배치가 매우 적절했다.

  고대신문은 매번 유기적이고 기획성이 가미된 기사들을 선보인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6~7면에 걸친 사회 기사는 기획력이 돋보였다. ‘“그토록 피 끓는 전율을 광주에서 처음 느꼈다”’와 ‘“미얀마에 ‘지켜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야”’를 함께 발행해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5·18 민주화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사를 통해 그날의 기억을 되짚고, 7면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기사를 인터뷰로 작성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5·18 민주화운동은 자칫 학보사 단골 소재로 기시감을 줄 수 있는데, 이번 고대신문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소재와 엮음으로써 시의성과 무게감을 한층 강화했다. 미얀마 기사의 경우 날카롭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질문들로 적절하게 구성됐다. 스트레이트로 다루기 다소 난해한 지점들을 전문가의 입을 빌려 직관적으로 전개했다. ‘스승의 날’을 테마로 채운 12면의 ‘사람들’ 면과 3면의 포토뉴스도 고대신문 고유의 기획성을 자랑한다.

  비대면 학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과 애착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때 학보사의 역할은 정보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고 관심을 상기하는 것이다. 고대신문이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들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의 고질적인 관심사와 문제의식을 발굴하기를 기대한다.

 

박준영(연세춘추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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