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1927호의 1면은 故이수현 20주기 추모식에 관한 기사와 더불어, 뒤의 기사들이 짤막하게 소개되어 쉽게 해당 글을 찾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소개된 기사들은 보도면의 안암 PC방 암호화폐 채굴에 관한 기사와 문화면의 이병헌 감독 인터뷰였다. 이번 신문에서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기사들을 잘 선정하여 1면에 적절히 배치한 듯하였다. 특히나 안암 PC방 암호화폐 채굴은 실제 학우들이 직접 보고 들으며 궁금증을 가졌을 내용이었으며, 이병헌 감독 역시 20대들 사이에 여러 흥행작으로 익숙한 문화인이었다. 이러한 1면의 구성은 굉장히 알차게 다가왔지만, 신문의 후반부와 중복되는 느낌은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신문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문화면이었다. 두 페이지에 걸친 문화면은 크게 세 개의 기사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미디어’와 ‘코미디’라는 큰 틀 안에 있었다. 첫 기사에는 코미디와 뉴미디어에 관한 고찰이, 그다음 글에는 코미디 영화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마지막 기사로는 화룡점정을 찍듯 <극한직업>, <스물>을 제작한 이병헌 영화감독의 인터뷰가 다뤄졌다. 이병헌 영화감독의 인터뷰는 내용이 풍부하고 익숙한 작품들이 자주 언급되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특히, 이전 면에서 다뤘던 코미디와 미디어에 대한 정보들이 배경지식이 되어 더욱 적극적으로 인터뷰 내용을 수용할 수 있었다. 인터뷰의 내용 역시 양이 적지 않고 유사한 대화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소제목을 통해 적절히 잘 배분한 것 같았다.

  사회면에서는 마을버스 업계와 서울시의 마찰을 다룬 기사와 노동환경 개선에 관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인터뷰가 다루어졌다. 이번에도 역시, 우리 학교와 학우들의 이야기를 떠나 사회의 이야기를 폭넓게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두 기사 모두 시의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충분히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론면의 석탑춘추에서는 동아리연합회 회장단 선거 부후보의 후보등록 취소에 대한 내용이 나타나 있었다. 국장 인준 취소에 이은 동아리연합회의 결정 번복은, 학칙 및 회칙 검토 과정에서의 부실함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해주었다. 하지만 글의 후반부로 갈수록 ‘혐오 점철’, ‘사이버폭력’ 등의 주제로 귀결되며, 다소 한쪽에 치우친 듯한 의견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신문은 전반적으로 유기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면과 면 사이, 그리고 기사와 기사 사이에 연결고리들이 꽤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사의 배치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 간의 조화로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담아내고자 한 노력이 이번 신문에서 잘 나타난 것 같다.

 

이은학(KUBS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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