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밀려나는 대면 과외
과도한 중개 수수료 논란은 여전해
학습 집중도와 친밀감 하락 우려

정영희(미디어20) 씨가 '설탭'을 이용해 비대면 영어 과외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1:1 대면학습 중심이던 과외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비대면 과외 전문 플랫폼이 속속 등장했고, 대학생들도 ‘설탭’, ‘수파자’ 등 대학생 강사를 모집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비대면 과외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장 중이다.

  비대면 과외는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없고 이동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플랫폼 제도 미비로 인해 강사의 권리 보장이 어렵고, 학생의 학습효율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공간 제약 없는 비대면 과외

  꼭 무거운 교재를 들고 버스나 지하철을 갈아타야만 과외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과 전자기기만 있으면 된다. 정영희(미디어20) 씨는 기숙사에서 비대면 과외 플랫폼 ‘설탭’을 이용해 영어 수업을 한다. “이동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편리해요.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니 과외 시간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김용신(정경대 행정20) 씨는 시청각 자료 사용이 용이하다는 온라인 과외의 장점을 언급했다. “대면 수업 시에는 화이트보드, 빔프로젝터 등 각종 장비가 준비돼야 PPT와 동영상 자료를 활용할 수 있지만, 비대면 수업에서는 노트북만 있으면 됩니다.”

  최주희(미디어20) 씨는 기존 대면 과외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덕분에 본가인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도 과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공간의 제약 없이 수업이 가능한 게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에겐 큰 장점입니다.”

 

  학생·튜터 연결부터 수업 지원까지

  과외 중개 플랫폼 시장에도 비대면 과외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과외 중개 어플 ‘김과외’는 선생님의 프로필에 ‘비대면 과외 가능’ 여부를 명시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과외만 전문으로 다루는 플랫폼도 여럿 등장했다. ㈜오누이에서 만든 ‘설탭’을 이용하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필기를 공유하는 과외 수업이 가능하다. ‘수파자’ 또한 코로나19 시대에 새롭게 떠오른 화상교육 플랫폼으로, 소위 말하는 ‘명문대’ 학생으로만 이루어진 과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플랫폼들의 공통점은 프로필 등록만 해두면 학생들이 과외 요청을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 자체 연결 과정을 통해 과외가 성사되기도 한다. 전단지를 붙여가며 과외 학생을 찾아 나서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대학생들은 쉽게 일자리를 구한다. ‘설탭’을 이용하는 정영희 씨는 “온라인에서 쉽고 빠르게 학생을 찾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라며 “화상 수업을 위한 서버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 교재와 아이패드도 제공해줘서 무척 편리하다”고 말했다.

 

  플랫폼 운영 체계는 미비해

  플랫폼이 주는 이점은 분명 있지만, 이용자들은 다소 불공정한 계약 내용에 불만을 느끼기도 한다. 정영희 씨는 “학생들은 선호에 따라 선생님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튜터로 등록된 대학생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배정받은 학생을 거절하거나 변경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높은 수수료 문제도 있다. 설탭의 ‘베이직 과외’의 경우 수강생이 지불하는 수업료는 주 1회 1시간당 4만9750원이지만 대학생 튜터 시급은 약 1만9000원에 불과하다. 본교생 중 몇몇은 “설탭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고려하면 높은 수수료도 수긍이 간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다수다. 2018년 20대 국회에선 이찬열 의원이 ‘과외 중개 사이트 폭리 방지법’을 발의해 수수료의 상한선을 교습비의 10%로 둘 것을 제안했지만 상정되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규제 방안을 마련하려는 뚜렷한 시도는 없다.

 

  대학생 과외만의 강점을 잃어가

  시급 책정 기준이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비대면 과외 시급은 대면 과외보다 대략 1~2만 원 저렴하다. 비교적 수업의 질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결과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강태호(남·46) 씨는 “인터넷 강의보다 과외를 선호하는 이유는 선생님이 옆에서 직접 지도해주면서 학습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비대면 과외는 온라인 강의와 차별성이 없어 굳이 선택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해결하기 힘든 기술적 문제도 있다. 학생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끊임없이 음성과 영상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김용신 씨는 “네트워크 문제로 수업이 중단된 경우가 잦았다”고 말했다.

  집중력 차이도 있다. 최주희 씨 역시 “학생에게 영어 구문을 해석해 보라고 했는데, 10초간 정적이 흘러 난감했다”며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신 씨는 “화이트보드 기능으로 학생들이 장난을 치는 등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비대면 과외 수업을 받고 있는 홍지민 (남·18) 군은 “선생님이 옆에서 직접 관리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과 강사 사이의 깊은 정서적 교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김용신 씨는 “성적 향상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친밀도와 신뢰가 쌓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대면 과외는 강사가 학생과 직접 만나 의지를 북돋아 줄 기회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글 | 이성현·이주은 기자 press@

사진 | 정채린 기자 ch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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