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은 논문 작성과 비슷하다. 현상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한다.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며 발견한 것은 대부분의 병아리 기자들이 종종 가설과 다른 현실을 마주해 어쩔 줄 모르곤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학생 커뮤니티에서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 속 청소 노동자는 화장실 칸에서 쉬고, 세면대 옆 콘센트에 전기포트를 연결해 커피를 마시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기자가 사실 여부 확인에 나섰고, 취재 과정에 “대부분의 건물에 휴식공간이 있으니 그럴 리 없다는 답변을 받았. 조금만 알아보면 금방 진위를 알 수 있을 텐데, 이미 가지고 있던 단편적인 이미지를 섣불리 믿어버린 것이다.

  고대신문 1920호 탁류세평에선 어떤 직역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어떨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나게 억울한 사람이 생긴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누구나 지녀야 하는 태도겠지만, 특히 기자는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다.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기자의 선입견은 곱절은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사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좋다. 다만, 몇 발자국 뒤로 가서 사안을 다른 각도에서도 바라본다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의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강민서 취재부장 jade@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