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발로 썼구나’ 싶었다.

  새로 꾸려진 편집국이 만들어내는 두 번째 신문이기에 기대가 컸다. 그 기대대로 기자들은 열심히 발로 뛰고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들이 왜 학보사 기자인지를 손수 증명해냈다. 얼마나 성실히 발품을 팔았는지, 그 흔적과 땀 냄새가 깊이 밴 신문을 읽으며 남다른 신뢰감을 느꼈다. ‘기사를 발로 썼다’는 이 원초적인 반응은 <고대신문> 편집국의 근면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일종의 기대 어린 감탄사다.

  예상대로 1면에는 정기 고연전 취소 기사가 배치됐다. 선수들의 역동적인 훈련 모습이 풍성하게 담겨 고연전 취소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큼직큼직하게 쓰인 1면 사진들은 독자들이 가판대에서 신문을 집어보고 싶게 하는 좋은 인상을 만들었다.

  보도면은 무난했다. 다양한 학내 소식을 간결하게 전하는 소식 위주의 기사가 깔끔하게 배치됐다. 더불어 보도연재 기획도 눈길을 끈다. 연재라는 기획의 특성상 새롭게 설립된 학과(부)에 대한 이야기를 얼마나 더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만들어진 지 꽤 유의미한 시간이 지난 후라면 연재기사 주제로서의 가치가 더 높을 텐데, 아직 현황을 점검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특히나 ‘인터뷰’ 형식으로 연재가 된다는 예고가 불안을 가중한다. 단독 인터뷰는 기사를 쓰는 흔한 방법 중 하나지만, 인터뷰이와의 뻔한 질문과 응답으로 끝난다면 결말이 허무해지기 마련이다. 단순한 학과 소개 및 전망으로 끝나지 않도록 심층적인 인터뷰 질문 설계를 통해 연재를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

  사회면 기사는 다소 특이했다. 10면 기사의 경우 절반 이상이 반환 이전 홍콩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정보 전달뿐이다. 사실 4번째 꼭지부터가 그나마 기사다운 시의성을 갖춰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그 뒷면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1~3번째 꼭지는 굳이 눈길이 가지 않는다. 뒤에 나오는 좌담회, 인터뷰의 주제와의 연계를 고려했어야 한다. 11면 좌담회 기획은 양 학생들의 토론을 독자들이 읽어본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뒤로 이어지는 인터뷰까지 읽고 나면 독자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생각과 판단을 각자 할 수 있을 테다.

  이번 호는 기자들의 노력만큼이나 양도 내용도 풍성했다. 지면 콘텐츠를 위해 애면글면 머리를 맞대었을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고대신문>은 여러 비판과 피드백을 아리고 쓰리게 감내하며 성장할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신문을 통해 성실히 뛰어다닐 준비가 된 기자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 기세 그대로, 항상 ‘현장을 무대 삼아 순간을 기록하는’ 그 숭고한 책임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박형규(문과대 국문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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