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분석해 새로운 정보로

타깃 맞춤형 콘텐츠 필요

뉴스, 필요에 맞게 가공해야

 

  2016년 언론진흥재단에서 발행한 인터넷 언론 백서에 따르면 하루 동안 국내에서 생산되는 기사는 약 3만 5948개다. 하룻밤 사이에 수많은 소식이 쏟아지고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다양해지면서 신문 기사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2018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뉴미디어 ‘뉴닉’은 6개월 만에 4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고 현재는 구독자 수가 38만 명이 넘는다.

  미디어 스타트업 대표들은 뉴스미디어가 읽히기 위해서는 독자 친화적 뉴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미디어 스타트업 앤톡(대표=박재준), 어피티(대표=박진영), 미스터동(대표=김동현), 언더스코어(대표=강태영), 똑똑(대표=김의연)에서는 제각기 뉴스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앤톡: 뉴스데이터, 기업 정보 되다

  앤톡은 뉴스데이터를 분석해 우리나라 88만여 개 법인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평가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특정 기간 동안 기업의 사업에 대한 뉴스가 얼마나 자주 발행되는지, 얼마나 많은 언론사에 노출되는지를 통해 사업의 지속성,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또한 최근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인 ESG 관점으로도 기업을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탄소 중립’이라는 키워드와 회사명이 기사에서 함께 언급되면 기업이 환경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박영준 앤톡 이사는 “우리나라의 기업 신용평가는 대기업 위주이기 때문에 신용평가 점수로만 기업의 신용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재무제표 등의 전통적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뉴스데이터와 같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는 객관적인 최신 정보가 꾸준히 업로드된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를 통해 누구든 분석된 뉴스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높다. 앤톡 또한 빅카인즈를 참고한다.

  뉴스데이터는 분석 방식의 발전으로 더 정교하게 사용될 수 있다. 박영준 이사는 “현재 앤톡의 키워드 중심 분석은 기사의 맥락과 관계없이 단어만 보기 때문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기사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영준 앤톡 이사는 "뉴스는 객관성, 최신성 측면에서 데이터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어피티: 개인의 관심 고려한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어피티에서는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여성 직장인들에게 경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들은 국내외 경제 뉴스 탑기사와 증권사에서 발표하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아이템을 선정한다. 기사 큐레이션은 타깃 독자들에게 당장 필요한 실용적인 정보와 경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내용을 적절히 섞는다. 지금까지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을 6번 경험한 박진영 어피티 대표는 창업을 거듭하면서 타겟층 설정과 맞춤형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박 대표는 “사회 초년생 여성들을 탐구하듯이 인터뷰했다”며 “그 과정에서 타겟층에 돈 관리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어피티는 타겟층의 특성을 고려해 뉴스레터 형식의 ‘머니레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진영 대표는 “금융경제에 흥미가 없는 타깃을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맡기기는 어려웠다”며 “직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실한 타깃을 설정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어피티는 수요자들의 호응을 받아 19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박진영 어피티 대표는 "타겟층을 선정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스터동: 소통하는 뉴스로 수요 확보

  미스터동은 공기업, 대기업 직장인을 대상으로 중요한 시사 정보를 선별해 메일로 전달한다. 김동현 미스터동 대표는 “직장인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도록 전문용어를 그대로 쓰고 독자들이 비판적으로 읽게끔 기계적 중립을 강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뉴스레터 서비스들과 달리 미스터동은 구독자들에게 실명과 나이, 구독 계기 등을 자세하게 요구한다. 또한, 6번 이상 메일을 읽지 않으면 수신거부 처리한다. 독자와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뉴스레터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김동현 대표는 “뉴스레터 마지막 부분에는 항상 제 이름을 적는다”고 말했다. 스팸메일처럼 발송되는 뉴스레터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형성된 독자층은 꾸준한 수요를 보인다. 대상층의 관심사에 맞게 다양한 주제를 전달한다는 점은 이들의 이탈을 막는다. “브랜드마케터라면 이 기사를 주목하라는 식으로 독자들의 특성에 맞게 바로 활용할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김동현 대표는 말했다.

김동현 미스터동 대표는 "뉴스레터를 통해 수요자들과 관계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언더스코어: 전문성 기반한 데이터 개발

  언더스코어는 대학원생 출신 팀원들로 구성된 학술 지식 큐레이팅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전문가들로 이뤄졌다는 장점을 살려 학술지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류 없이 시각화한다.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영상제작자가 전문지식을 완전히 학습하는 것은 힘들고 대부분의 연구소나 공공기관에서는 외부 영상 제작업체에 학술 자료의 시각화를 요청한다”며 “언더스코어는 연구와 홍보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언더스코어는 지난해 성동문화재단의 예술인 지원사업에 대한 성과평가 모델을 개발, 적용하고 그 결과를 영상 보고서 형태로 제작했다.

  언더스코어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데이터 개발 프로젝트로 나아가 11월부터 실시간 정당, 정치인 지지율 예측 시스템을 운영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날에도 지지율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강태영 대표는 “포털에서 댓글을 단 사용자들의 이력을 추적해 패널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하고, 분석된 패널이 특정 사건 이후에 댓글을 달지 않거나 하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더스코어는 부가적인 서비스로 모든 정치, 사회 뉴스를 유형별로 요약해 제공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기존 기사들을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는 뉴스의 수요가 감소한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똑똑: 재가공 넘어 자체 콘텐츠로

  똑똑은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교육 미디어이다. 김의연 똑똑 대표는 “학원에서 가르치던 학생이 숙제로 해온 뉴스 조사가 완전히 잘못된 정보였다”며 “여기서 문제점을 느껴 똑똑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똑똑은 수용자들이 바로 응용할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사건의 배경, 정의, 전망 등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김의연 대표는 “양질의 콘텐츠를 위해 사건 발생 후 1, 2주 후에 이슈에 대한 글을 발행한다”며 “공수처에 대한 기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아직도 내보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빠른 보도가 중요시되는 기성 언론과는 달리 깊이 있는 보도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똑똑은 대안 미디어로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의연 대표는 “고객들을 세분화해 뉴스를 재가공하는 미디어들의 많아지고 있다”며 “지상파가 압도적이던 방송계에 케이블 방송이 자리 잡은 것처럼 대안 미디어들이 성장해서 기성 언론사들과 상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연 똑똑 대표는 "대안 미디어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유승하 기자 hahaha@

사진│문도경·최혜정 기자 press@

사진제공│김동현·김의연·박진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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