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계절학기의 기말과제를 마치고 학교 도서관을 나서며 문득 쳐다본 하늘. 가로등 너머 흐릿한 빛이 눈에 띄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빛을 보고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던 건 서울에선 별 볼 일이 없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했던 낮의 하늘을 떠올리면 분명 별인 것 같다가도, 여전히 인공위성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거두진 못했다. 어릴 적 시골에서 반짝이는 별빛으로 빼곡히 수놓아진 밤하늘을 보고 난 뒤, 서울 하늘에 띄엄띄엄 어둑하게 보이는 별빛이 의심스러웠다.

  천문학 전문가들은 밤하늘에 진짜 별과 그 별로 착각되는 인공위성, 그리고 또 하나의 빛 행성이 있다고 말한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점들은 대부분 별과 행성이다. 수 시간 만에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인공위성은 사실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인공위성은 일출과 일몰 전후 한 두시간 동안만 태양 빛을 반사해 반짝인다. 애초에 보기도 쉽지 않지만, 눈에만 띈다면 밝은 점이 빠르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별들과 구분 가능하단다. 어쩌면 서울 밤하늘의 별은 전부 인공위성이라고 말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인공위성을 한 번도 보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저 하늘의 반짝이는 불빛을 보고도 도심 속의 별은 없겠거니넘기는 것이다.

  확증편향.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현상을 말한다. 별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각자가 보는 하늘의 모습은 다르다. 서울 하늘의 불빛을 모두 인공위성이라고 여긴다면, 밤하늘이 낭만적으로 보일 리 없다. 확증편향을 갖고 있는 이는 머릿속에서 자신의 믿음대로만 대상을 편집해 바라본다.

  “Counting stars, 밤하늘에 펄누군가 밤하늘에서 별을 세는 동안, 별을 가리키면서 엉뚱한 인공위성을 찾기도 했다. 비오의 감미로운 미성을 들으며 밤길을 걷다보니 지금껏 눈에 담지 않고 흘려보낸 별빛이 아쉬워진다.

 

장예림 시사부장 yel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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