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한 첫 번째 특강 ‘키이우의 유령: 우크라이나의 젠더와 전쟁(Ghosts of Kyiv: Gender and War in Ukarine)’이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BK21 국제학 교육연구단(단장=강문성 교수)이 주최했다. 본교 국제대학원 석사 졸업생인 올레나 이아코벤코(Olena lakovenko) 교우, 젠더 분석가 안나 크비트(Anna Kvit), 서울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벨리나 체레브코(Ivelina Cherevko)가 강연했다. 이들은 모두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강연을 시작하며 올레나는 ‘우크라이나의 위기’ 대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분명한 표현을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3년간의 한국 유학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귀국했다. 2월 24일, 러시아가 ‘특별 군사 작전’이라는 명목하에 실시한 침공으로 올레나와 올레나의 조국은 위험에 처했다. 그는 “현재 집도, 돌아갈 곳도 없다”며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많고 대다수는 여성과 아동”이라 전했다. 이번 전쟁으로 144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이 사망했고 병원, 학교 등 공공시설이 파괴됐다. 올레나는 “고려대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정의·진리’를 지지한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당신의 전쟁이기도 하다”고 호소했다.

  안나 크비트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삶을 조명했다. 안나는 “산부인과가 폭격을 당하는 등 의료서비스가 제한된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은 빈곤, 실업, 식수와 음식 부족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벨리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한국의 대응 상황’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2월 28일 러시아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고 경제적인 분야를 포함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과 40톤가량의 의료, 사회적 물자를 취약 계층에게 제공했다. 국방부도 텐트와 담요 등을 포함해 10억원 어치를 지원했다. 이벨리나는 “다양한 연대 캠페인이 한국 정부의 지지를 받아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전국에서 매일 저녁 도시 랜드마크에 우크라이나 국기 이미지와 응원 메시지가 나타나는 ‘평화의 빛’ 캠페인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을 포함해 수원 화성, 부산 광안대교 등 전국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문구를 찾을 수 있다.

  이벨리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유사성을 찾았다. 이어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로 △러시아의 국제 불가침 규범 침해 △북한 자극 가능성 △세계 경제와 식량 공급 파괴 △핵전쟁의 위험성 등을 제시했다. 이벨리나는 “군 복무를 면제받고 해외에 갈 수 있음에도 남아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정신을 잘 보여준다”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결속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특강 두 번째 시리즈는 오는 6일 제성훈(한국외대 노어과) 교수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배경, 목표, 전망’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김민선·임예영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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