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백년을 앞두고 과제가 산적한 본교에서 지난 6일부터 계속되는 일부 학생들의 본관점거 농성은 유감스럽고 안타가운 일이다. 점거중인 학생들은 등록금인상 반대를 주요 의제로 1백여개의 요구사항을 학교측에 제시하면서 행정책임자들과의 협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와 이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지성의 전당에서 아직까지 이 같은 방식이 계속된다는 것은 놀랍기까지 하다. 학생들의 의사 표현은 자치활동에서 보장돼야 하는 권리이지만,  그 표현의 방식이나 수위는 대학 구성원들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지켜져야 한다.

 교내에서 점거농성이 일어난 것이 전혀 전례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학내 구성원인 교직원들의 감정을 이만큼 상하게 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아침 일찍부터 근무중이던 직원과 처장교수를 억지로 끌어내고, 업무이전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임시로 업무를 진행하던 우당교양관까지 학생들이 쫓아서 일부 부서들은 또다시 짐을 꾸려야만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 단체행동을 하면서 정책에 대한 입장차이는 있더라도, 학내 구성원간에 감정이나 의는 지켜야 한다. 하지만, 이번 본관 점거와 그 후 일련의 과정에서 그러한 부분들이 상당히 훼손됐다. 학생들의 행동이 단지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하는 데서 벗어나 학교의 행정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료 학생들에게 까지 돌아갈 것이다. 

학생들의 잘못된 행위에는 스승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교수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대화와 이성 그리고, 배려의 마음을 갖고 이번 문제를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화합과 단결의 고대전통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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