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수)은 제48회 신문의 날이었다. 신문의 날에 바라본 한국의 언론 현실, 특히 신문의 미래는 밝지 않다. 한국의 신문이 가지는 위상은 날로 추락하고 독자 수는 줄고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무료 신문과 인터넷 매체의 성장은 신문 시장을 계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의 영향력과 위상이 추락하는 상황을 단순히 신문 시장의 위기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한국의 신문은 상품으로서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언론으로서의 기본적 신뢰마저 잃어가고 있다.

신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6일(화) 한국신문협회는 세미나와 강연 등을 포함한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 날 행사에서 김민남 동아대 사회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신문업계가 언론정신의 상실에서 온 저널리즘의 위기와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빚어진 산업적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상기 한국기자협회장은 “재래시장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독자의 여망을 외면하지 않고 시대정신에 투철한 언론 본연의 자세를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보도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버린 한국의 신문이 처한 상황과 앞으로의 나아갈 길에 대한 인식이 언론계 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현실에서 어느 정도까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금껏 언론이 반복해온 상식 수준을 넘어선 자의적 해석과 잘못된 제작 관행이 너무나도 뿌리깊게 박혀 있기 때이다. 재벌언론들의 일방적인 소유구조 등도 언론인들의 현실 인식만으로는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우리 나라에는 프랑스의 르몽드지와 같은 권위지가 없다. 신문에 이데올로기는 있을 수 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르몽드지가 그 이데올로기와는 상관없이 권위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기사의 기본적인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부터 철저하게 했기 때문이다. 왜곡과 상식선을 벗어난 자의적 해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문의 날을 얼마나 더 맞아야 르몽드지와 같은 권위지가 이 땅에 나타날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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