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품질 높은 기사를 평가하는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좋은 말만 하고 싶지만, 분량이라는 맹목적 이유와 함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카테고리를 정해 비평을 해보려 합니다.

  1면은 신문의 얼굴인 만큼 주제 선정이 탁월했다고 봅니다. ‘기증품 분실 사건’은 관련 뉴스도 이미 보도가 됐고, 중대한 실수라 뾰족하게 지적할 부분입니다. 내용도 읽고 싶게끔 취재됐습니다. 기보도된 내용과 비교해 취재원 등 추가 취재된 부분도 뚜렷합니다.

  문제는 1면 기사보다도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창간 76주년 축화입니다. 분실된 기증품인 것 같은 착각을 부르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마우지 그림’을 모르는 학우가 더 많을 거라는 타당한 추측을 해본다면, 기사 일부를 뒷면으로 넘기더라도 기증품 그림을 1면에 넣는 게 좋은 선택이었으리라 봅니다. 찾아서 신문을 보지 않는 시대에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지 않으면서, 독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창간기념호답게 축사가 2면과 3면에 걸쳐 배치됐는데 사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흥미를 끌지 못하는 콘텐츠라는 걸 알면서도 관성으로 넣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을 듯합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축사가 나오자 바로 4면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보고 싶지 않다면 빠르게 다음 볼거리를 찾는 요즘 독자들이 창간기념 축사를 2면부터 봐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총학생회 공약 이행 점검 기사에는 ‘숫자’를 더하고 싶습니다. 공약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취재하는, 손이 많이 가는 기사입니다. 그만큼 미비했던 부분도 꼼꼼하게 지적했습니다. 공약 이행도를 동그라미와 세모 등으로 표시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다만, 이행도를 ‘숫자’로 표현했다면 더 직관적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일부 언론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총학 공약 이행률 76%’ 이런 식으로 고대신문 나름의 기준으로 이행률을 분석한다면, 독자는 왜 76%인지 타당한 이유를 좇으며 기사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학을 견제하는 언론의 역할도 더 선명하게 드러나리라 봅니다.

  계속해서 독자의 편의성을 향상하자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수레바퀴에 나온 대로 ‘좋은 재료를 준비해 놓고 관성적으로 요리하지 않게’, 사소하지만, 중요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넘겼다고 실토했지만, 금교돈 선배의 축사도 떠오릅니다. ‘접시를 깨서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김태형 MB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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