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1만 명 모여 하야·퇴진 촉구

“박근혜 후 8년 만에 다시 촛불 잡아”

캠퍼스 밖으로 나와 연대 표시하기도

 

지난 4일 저녁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4시 30분경 국무회의 심의로 비상계엄을 해제했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여의도·광화문·용산 등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공간들이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 4일 저녁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 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 촛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의 시민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 ‘내란죄를 범한 윤석열 체포’를 외쳤다.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기조발언에서 “계엄을 생각했다는 것, 국민을 상대로 군대를 동원하고 총칼을 들이댈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평화적으로 퇴진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촛불과 피켓을 들었다. 민변 회원인 박소영 변호사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하려는 의지마저 없어 보여 하야와 탄핵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전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기획팀장은 “시민들과 계속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오늘 촛불 집회를 시작으로 토요일에도 퇴진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참석자들 가운데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이후 다시 집회에 나왔단 이들도 있었다. 정재석(남·42) 씨는 “8년 전 집회에도 참석했는데, 또다시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해 오늘 이곳에 돌아오게 돼 허탈하다”고 했다. 다만 정 씨는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한편으로는 안심이다”고 말했다. 정상훈(남·45) 씨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시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여기 오는 것이 곧 나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캠퍼스 밖으로 나와 연대 의사를 표한 대학생들도 많았다. 노민영(생명대 생명공학23) 씨는 “본교는 역사의 전환점과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더 많은 학우가 목소리를 내고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강대학교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의 대표 여경민(서강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20) 씨는 “학생 사회가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기록해, 후대 학생들에게 본보기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참여가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글 | 김선우 기자 thesun@

사진 | 김준희 기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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