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VNP라는 물질이 남성 발기부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임상실험에 들어갔던 벤트리와 본교 이정구(의과대 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획기적인 임상결과를 발표, 언론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임상실험에 일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김제종(의과대 의학과) 교수가 위와 같은 연구결과가 잘못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 있어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두 가지로 임상실험을 시작할 때는 VNP001로 연구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후 결과발표에서는 VNP54로 명칭이 변경된 것과 그리고 본인의 허락 없이 김 교수가 공동 연구자로 언론에 발표·선전됐다는 점이다.

먼저 명칭변경 문제에 대해서 벤트리측은“VNP001로 임상실험하기로 했으나 VNP001이 붙은 통에 보다 안정적인 물질인 VNP54를 넣어서 제공한 것뿐”이라며“VNP001과 VNP54는 물질의 조합정도만 다를 뿐 같은 성분이며 이 물질은 (벤트리의 것이므로) 양을 얼마나 넣든지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재성 안암병원장은 물질의 조합정도에 따라 그 성분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며전문가가 라벨에 기록된 것과 다른 물질을 실험에 제공했다는 것은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 교수 역시 “임시 번호로 VNP001을 붙인 것이라고 생각해서 바뀐 것에 반발하지 않았는데 나중에서야 둘이 다른 물질임을 알게 됐다.”며 “벤트리 측은 물질을 바꾼 사실을 중간에 통보하지 않았으므로 공정한 실험을 거쳐 정확한 결과를 입증 해야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김 교수의 이름을 연구발표에 공동으로 넣은 문제는 김 교수와 이 교수, 벤트리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얽혀있다. 김 교수는 지난 달 12일 발표한 반박문을 통해 “(김 교수의)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VNP54’에 대한 임상시험 연구원으로 등록해 놓았다”고 반발했다. 이에 이 교수는 “임상실험에 있어 도움을 준 선배교수에 대한 예의로 이번 연구발표에 김 교수의 이름을 넣었는데 그 당시 김 교수가 이를 반대할 줄은 몰랐다.”고 난처한 입장을 표한 반면 벤트리 측은 “김 교수의 이름을 공동 명의로 넣은 것은 이 교수이므로 김 교수는 이 교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이 교수에게 떠넘기고 있다. 실제로도 김 교수가 명의도용을 주장할 경우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하는 쪽은 이 교수로서 벤트리 측은 광고에 교수 명의를 이용하면서도 법적으로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다.

이번 문제에 대해 병원 측은 식품을 가지고 병원에서 실험하는 경우에는 굳이 벤트리와 안암병원이 계약을 맺지 않고 개인 교수와 계약을 맺어도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학내 구성원들간에 원만한 타협만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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