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春秋子, 지난 여름 안암1구역 철거민들의 소식을 듣고 많이 착잡했소. 그런데 이번에는 며칠 전 虎兄들의 무관심 속에 한 虎兄이 30여 년 간 살아오던 전원주택이 당국의 재개발 방침에 의해 철거돼 이 추운 날씨에 거리로 쫓겨났다고 하는데…. 다행히 당국에서 철거민을 위해 새로운 집을 마련해줬지만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콘크리트덩이 가운데서 밤을 지샌다고 하오. 

30여 년을 살아온 집을 하루 아침에 빼앗긴 그 虎兄, 처음에는 분노도 일고 야속도 했지만 재개발을 통해 ‘자유·정의·진리’의 역사를 기념하는 건물을 짓는다는 말에 섭섭한 마음 모두 잊기로 했다고 하오. 더군다나 마음 넓은 虎兄, 곧 새로운 집이 완공된 후 집들이에 당국의 관계자들과 虎兄들을 모두 초대한다고 하니 公私多忙하시더라도 참석들 해주시구려. 아, 그 때 시간이 되지 않는 虎兄들도 너무 괘념치 마오. 매일 밤 본관 앞 잔디밭으로 술 한 병 손에 들고 오시면 春秋子와 虎像이 기꺼이 말동무 해주겠소.

○ …말 나온김에 春秋子, 虎兄들과 말동무하다 들은 소문 하나 이야기 해주겠소. 다름아니라 오는 27, 28일에 있을 제36대 안암총학생회 선거에 지난 선거까지 서로 다른 노선으로 후보를 냈던 두 선본이 단일화를 하기로 했다는 소문이오. 방법인즉슨 정.부후보를 두 선본에서 사이좋게 나눠 각각 한 명씩 출마시킨다고 하오. 이런 소문에 몇몇 虎兄들, 작년 처음으로 非운동권 후보에게 선거에서 진 후 切齒腐心하던 두 선본이 선거만을 위해 「反非권 연대」를 결성하지 않았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데….

에끼, 이 사람들! 아무렴 그들이 ‘DJP’를 모르겠소, ‘김민석’을 모르겠소?

○ …요즘 겨울코트를 장롱 속에서 꺼내 입은 지도 몇 주,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게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소. 春秋子, 가슴 훈훈해지는 효자(?) 이야기로 虎兄들의 추위를 녹여줄까 하오.

어느 강의 시간 한 虎兄 십자수를 뜨다 교수님께 들켰다고 하오. 이에 당황한 虎兄, “저희 어머니가 십자수를 부업으로 하시는데 도와드릴려구…”라는 변명으로 위기를 넘겼다는데…. 春秋子, 그 虎兄 만나면 君師父一體라고 따끔히 말해주려 했으나 진실을 안 후, 아예 상종을 안하기로 했소. 虎兄, 사실은 여자친구를 위한 선물을 손수 만드는 중이었다고 하오. 春秋子, 추위를 녹여주려 한 이야기가 되려 거짓 효자 이야기로 한 줌의 온기마저 얼게 만들지는 않았나 모르겠소. 어쨋거나 그 虎兄 사랑의 열병에 걸린 것만은 분명하오. 아무쪼록 虎兄들, 추운 날씨 사랑으로 이겨내기 바라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