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갓 넘긴 시각의 고요한 학교, 하지만 그 시각에도 불이 켜져 있는 교수들의 연구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쁘게 돌아가는 이공계 생활을 들어다보기 위해 공과대 화공생명공학과 김승욱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가봤다.

김 교수는 아침 9시 자신의 연구실로 출근한다. 출근하자마자 확인하는 것은 자신의 스케줄을 적어놓은 수첩이다. 그날의 수업 일정과 연구 스케줄, 학회활동 등 그 날의 일정을 체크한다. 강의에 들어가기 전 김 교수는 강의노트 및 멀티미디어 강의를 위한 자료준비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강의 외에도 김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김 교수의 연구팀은 연구교수를 맡고 있는 강성우 박사 외에 박사과정 학생 5명과 석사과정 학생 4명으로 구성된다. 강의를 끝마친 김 교수는 현재 진행하는 연구 상황에 대해 자신의 연구팀과 함께 회의와 세미나를 갖는다. 김 교수의 연구팀의 경우 방학 동안에도 1주에 한번 아이디어 회의를 가졌고, 학기 중에는 토요일까지 나와서 연구하는 날도 있다.

이공계에서 수행하는 연구는 국책 과제와 기업체 과제로 나눌 수 있다. 국책 과제를 담당하는 기관으로는 한국과학재단과 학술진흥재단 등이 있고, 기업체 과제의 경우 산학협동으로 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된다. 김 교수는 현재 자신의 연구팀과 4개의 국책 과제를 맡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가 현재 맡고 있는 것은 △바이오에탄올 및 바이오디젤 등의 바이오에너지에 관한 연구 △항생물질, 기능성 식품 등과 같은 다양한 생물제품 생산을 위한 생물공정 개발에 관한 연구 △효소를 이용한 생물전환 반응에 관한 연구 △바이오 연료 전지의 개발에 관한 연구이다. 연구가 한창 바쁠 때 김 교수의 연구팀은 ‘생물공정연구실’에서 밤늦도록 연구에 매달린다. 이공계의 연구실은 24시간 개방으로 많은 학생들이 연구 활동으로 밤을 새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의 연구팀에서 연구하는 일반대학원 화공생명공학 박사과정 송윤석 씨는 “실제로 기한 내에 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밤을 새는 경우도 많다”며 “밤샘 연구가 힘들지만 예상대로 결과가 잘나와 이에 대한 학회발표나 논문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교수의 연구팀의 경우 △한국화학공학회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한국생물공학회에서 그동안의 연구 결과에 대해 학술발표회를 갖는 등 꾸준한 학회활동을 하고 있다. 송 씨는 같이 연구하는 동료들에 대해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대부분을 연구원들과 함께 좁은 공간에서 보내기 때문에 얼굴만 봐도 서로의 기분을 알 수 있을 정도다”며 돈독한 동기애를 보였다.

최근 들어 이공계 관련 전공 지원자 수가 줄고 졸업자에 대한 사회적 대우 문제가 제기되는 등 이른바 이공계의 위기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도 24시간 불을 밝히며 연구 활동에 전념하는 김 교수의 연구실에서 이공계의 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임지민 기자 jo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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