쭛…바야흐로 선거철이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선본 虎兄들이 추위에 아랑곳 않고 교내 곳곳을 종횡무진하고 있소. 물론 그 앞을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虎兄들의 태도는 날씨만큼이나 쌀쌀하지만 말이오.

春秋者, 선거에 출마하는 虎兄들에게 필승 전략이 될 법한 얘기 하나 들려주겠소. 후보자 虎兄들에겐 큰 귀감이 되리라 믿소.

단과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한 虎兄 열심히 유세를 펼치다가 생리 현상이 급해 화장실로 향했다 하오. 행여나 잘 다린 정장이 구겨질까 무서워 高자세로 일을 보던 그 虎兄, 일을 막음할 때쯤 휴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는구려. 고심 끝에 칸막이 밑 틈새를 통해 옆 칸에 구원의 손길을 뻗었고 옆 칸 虎兄의 도움으로 무사히 정리를 했다 하오. 九死一生한 그 虎兄 갑자기 칸막이 밑으로 다시 손을 내밀고는 白骨難忘 그 虎兄에게 본능적인 必殺技를 날렸다는구려.

“이번에 단과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입니다. 한 표 부탁합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후보자 虎兄의 유세정신 어떠하오. 선거에 출마했으면 이 정도는 기본 아니겠소?

쭛…시몬도 낙엽 밟는 소리를 아는지라, 한 虎兄 민주광장에 구르는 낙엽을 좇다가 그만 수업에 ‘못’들어가게 됐다 하오. 이에 그 虎兄, 긴급히 대출을 부탁했소. 그런데 함께 있는 자리에서 여러 명에게 부탁한 게 화근이었소.

그러나 가을바람을 타지 않는 것이 바로 교수님의 출석 호명 아니겠소? 대출을 부탁한 그 虎兄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네”하고 사방에서 울려 퍼진 대답 소리. 강의실엔 침묵이 흐르고 대출을 부탁 받은 虎兄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소. 그 순간 침묵을 가르는 교수님의 頂門一鍼.

“이거 16화음도 구식이 되가는 마당에 완전히 구식이구먼, 40화음은 돼야 할 것 아냐?”

교수님은 虎兄들의 우정이 대견스러워 보였나 보오. 허허… 그래도 강제하는 규범 보다 자율적 도덕 의지가 자신을 구속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虎兄이 되어봄은 어떠오?

쭛…졸업 사진 찍는 계절도 아닌데… 캠퍼스 곳곳에서는 단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虎兄들이 보이오. 그렇다고 학교를 떠나기에는 너무나 앳된 얼굴이라 4학년은 아닐 테고… 궁금한 春秋子, 찍은 사진을 보니 이렇게 씌어 있는 게 아니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02학번, 1년 간의  반 활동을 마치며’. 학부제는 또 다른 이별을 낳나 보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