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대 안암총학생회(회장=손창일·법과대 법학95, 이하 안암총학) 는  「정치투쟁보다는 학생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학생회」를 모토로 출범, 공약 위주의 활동을 펼쳐 다수의 공약을 이행하기는 했으나, 실효성은 높지 않았다.

안암총학의 학내 사업은 △교내의 소통을 위한 프로젝트 △도서관 개선 프로젝트 △학업과 관련된 모든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 △고대 내의 어우러짐을 위한 프로젝트 △이동 총학생회 △고대의 세계화를 프로젝트 △취업만족 프로젝트 등이 있었다. 공약에 대해, 손창일 안암총학생회장은 “출범시 내걸었던 공약 중 90%이상을 이행했다고 자부한다.”라고 자평한다.

먼저 ‘교내의 소통을 위한 프로젝트’일환으로 진행된 교내셔틀버스는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KFC」옆 골목 담의 교문 신설 사업은 학교측이 이미 「고대병원」앞 교문을 신설하고 있어 사실상 무산됐다. 「고대병원」앞 자연계 캠퍼스 교문 신설은 안암총학이 출범하기 전에 이미 사업계획이 세워졌던 것으로 안암총학 측은 교문 디자인, 크기 작업에 관여했을 뿐이다.

‘도서관 개선 프로젝트’인 과학도서관과 중앙도서관의 장서 확충, 수면실 설치, 공기 정화기 설치 등이 추진됐다. 공기 정화기는 중앙 도서관과 과학 도서관에 설치됐으나, 수면실은 성폭행 위험 등의 이유로 설치되지 못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필요한 책을 구입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도서 구입 게시판은 지난 9월 신설됐으나, 현재까지 단 3권만이 신청돼, ‘학생회를 통한 도서신청’이라는 게시판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학업과 관련된 모든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강의 정보 게시판이 신설됐으나, 홍보 부족,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해 실패했다. 수강 신청 시 정보 교환 및 강의안을 해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신설한 강의정보 게시판은 지난 8월에 만들어졌으나, 게시판은 「자게사랑」과 같은 형태로 수업정보, 강의평가 내용 등도 담겨 있지 않아 유인 요소가 없었다. 한편 이 프로젝트의 일환인 서버 증설은 안암총학 출범 이전 이미 학교 측에서 계획한 사항으로 알려졌다.

‘고대 내의 어우러짐을 위한 프로젝트’로 추진된 편입생 오리엔테이션과 복학생 수첩은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편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본교 문화, 건물 위치 등 학교 생활에 실질적인 생활 정보를 제공했으며, 복학생 수첩에서는 바뀐 본교 세칙 등을 담았다. 그러나 당초 계획한 같은 부대 출신의 본교 복학생 연결 프로그램은 진행 과정상 복잡하다는 이유로 추진되지 않았다.

‘학생들과 가까이 하는 학생회가 되겠다’는 취지 하에 꾸준히 진행돼 온 ‘이동총학생회’는 본래의 취지는 좋았으나, 홍보부족을 이유로 학생들과 거리를 좁히는 기회가 되지는 못했다. 안암총학은 ‘홍보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인식하고도  총 6번의 이동총학생회 중 개선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고대 세계화를 위한 프로젝트’는 안암총학이 임기기간 내내 중점을 둔 부분으로 해외교류의 시도라는데 의의가 있지만, ‘소수 학생만을 위한 계획이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문화 교류 - 가자! 아이비리그』의 경우는 예일대, 하버드대 등 과 학생회 단위의 교류를 표방했지만, 실제로 일방적인 방문에 그쳤다. 참가학생 또한 소수에 불과, 총학생회 사업으로는 걸맞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 이에 대해 안암총학측은 “해외 교류 사업이 학생회 차원에서 전체 학생들 차원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 가정과의 교류를 위한 호스트 패밀리 프로그램은 지난 3월에 실시된 안암총학 자체 설문에서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설문조사 표본 50명이 지나지 않아,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로 지적됐다.  또 같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교환학생 선발시 공정성 확보와 채점결과 공개’가 추진되었으나 학교측이 채점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거부, 무산됐다.

5월, 10월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겠다던‘취업 만족 프로젝트’는 지난 10월에 한번 실행됐다. 특히 10월 박람회에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였으나 당초 공약에서 제기한 ‘첨단기업, 대기업 박람회 참여 유도’에는 실패해, 중소기업 위주의 박람회로 진행됐다. 한편,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안암총학 측은 본교 취업지원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채용 방식이 정시채용이 아닌 수시채용으로 바뀌고, 취업박람회를 회피하는 분위기 등을 감안하지 않아 미진한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안암총학측은 “대기업은 인지도가 높아 취업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한계를 인정했다.

한편, 올해 등록금 투쟁과 김정배 총장 퇴진 운동과 관련해서는 중앙운영위원회와 잦은 마찰과 반목의 모습을 보여,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특히 등록금 투쟁 때는 중앙운영위원회 자체 내에서도 운동권/비운동권의 갈림으로 의견 합일을 보지 못해, 결국 학교측과 입장차이를 조율하지 못하는 한계를 들어냈다.

공약을 얼마나 이행했는지의 여부가 한 해 총학의 평가 잣대가 될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이행 사업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의 참여 하에 이뤄졌는지’,‘학생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여부를 다시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