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현실문제 해결보다는 우리나라의 20∼30년 후를 그릴 수 있는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내가 바라는 지도자 상”이라며 지난달 19일 일본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중 염재호(정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말한다.  

염 교수가 진행한 제16대 대통령 선거 TV 합동토론회(이하 토론회)는 상당수의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염 교수는 부담이 더욱 컸고 그만큼 원활한 토론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혹시 토론회가 계획된 상황 하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염 교수는 “질문은 토론 위원회에서 만들며 질문자인 나도 2시간 전쯤에야 볼 수 있어 후보자들끼리의 토론은 자유롭게 진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토론회에서 군소정당 후보자들의 토론회는 단 한차례 밖에 진행되지 않은 점에 대해 “7명이 한꺼번에 토론한다면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권영길 후보의 포함 여부도 논란이 많았지만 참여하게 돼 이정도면 공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선 TV 토론회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금의 방법이 현재의 상황에서는 최선책일 것이라고 밝혔다. 염 교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처럼 시간총량제를 체택하는 것이지만 국내 유권자에게는 TV 토론이 미치는 영향이 커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왜냐하면 토론에 강한 사람이 있고 약한 사람이 있어서 신뢰성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회로 인해 ‘여성팬’들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 염 교수는 인기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토론회 사회 역시 교수로서 외도일 수도 있다.”며 원위치로 돌아가려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일정이 바빠져 학생들의 중간고사 레포트에 평소에 꼭 하던 코멘트를 못 달아 준 것이 너무 미안하다”는 염 교수의 모습은 이미 제자리에 돌아온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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