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가족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교양수업을 듣는다.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이자, 장차 자신의 이야기에 학생들 모두 몰입했다. 동영상에서 한 부부가 당장이라도 이혼하겠다며 죽을상이다. 아내는 남편이 무관심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혀 이해해주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린다. 자신을 무시하고 극단적인 말을 일삼는 아내에 남편도 실망한다. 비난과 경멸, 방어와 담 쌓기로 점철된 그들의 관계는 악화일로. 영상은 곧바로 상담이 끝난 2개월 후로 이어진다. 원수 같았던 부부가 언제 싸웠냐는 듯 서로를 보고 웃는다.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 것 같다’
고명규(남,37) "아직 점심 시간은 아닌데, 홍보 차 중앙광장에 나왔어요. 이왕 실리는 거 중국집 이름은 안 나오더라도 멋있게 찍어주세요."
개강을 맞은 교내 게시판이 요란하다. 평소 흰 전지에 손글씨로 쓴 투박한 대자보 몇 장만이 자리하던 정경대 후문 게시판엔 각종 동아리와 학회의 신입회원 모집 포스터가 어지러이 붙었다. 낭만과 보람 가득한 대학생활을 하겠다는 희망에 부푼 새내기 시절을 회상한다. 수업 이외에도 학과 행사 그리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놓였다. 정형화된 틀 안에서 주어지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고교 시절엔 해본 적 없는 고민이었다. 결정권이 생기며 자유로워졌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불안함이 자리했다.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자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해 언제나 깔끔하고 단정한 사람. 심플한 화이트 셔츠가 어울리는 사람. 언변이 화려하진 않지만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 끌린다. 꾸미지 않아도 매력이 있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자주 찾고 싶은 식당이 있다. 한결같은 맛을 내기 위해 항상 사장이 주방을 지키는 식당. 담백한 양념의 조화가 일품인 식당. 자극적인 맛보다는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선보이는 식당. 끌린다. 그런 건강한 식당이 안암에 있다.안암역 사거리 대로변에 위치한 닭볶음탕 전문점 뚝닭은 2014년 10월 문을 열었다. 김현
겨울의 유혹추운 겨울 길거리 음식이 발길을 유혹한다.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7.3도까지 떨어진 27일 성신여대 길거리 노점에서 아주머니가 떡볶이를 담고 있다.
‘괜히, 우연히 그런 건 없다.’ 이번 학기 수강중인 교양과목의 교수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자연현상은 임의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 말이 자연법칙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왜 점심시간에 기다리는 줄이 식당 밖까지 길게 이어지는지, 왜 식당을 한번 찾은 사람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단골손님이 되는지 동우설렁탕만의 이유가 궁금했다. 설렁탕을 청하면 전채로 김치와 소면이 먼저 나온다. 이 집 김치의 신맛은 무척 강렬해 한번 씹으면 그 새큼함에 눈이 절로 감긴다.
6일 대학탐방을 온 한 학생이 중앙광장 잔디밭에서 웃옷을 썰매삼아 타고 놀고 있다.
가을로 들어가다지난달 28일 한국과학기술원 서울캠퍼스의 은행나무길을 지나는 한 학생의 모습. 바닥에 수북이 쌓인 노란 잎들이 카펫처럼 가을로 접어드는 길을 장식하고 있다.
점심시간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정경대 후문 앞 골목 안쪽으로 걷는다. 길가에 늘어선 수많은 음식점들을 지나쳐 조금 걷다 보면 한적한 주택가로 접어든다. 골목 안 깊숙한 곳, 하숙집과 자취방들 사이 노란 간판을 단 소박한 음식점을 마주한다. 가게 이름은 지어미(旨魚味). 2005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은 ‘맛있는 생선 맛’이라는 뜻의 생선구이 전문점이다. 메뉴판은 단출하다. 고등어, 꽁치 그리고 삼치구이가 주 메뉴다. 기호에 따라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선택할 수 있다. 좀 더 풍성한 차림을 원한다면 생선구이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에 얼굴을 찌푸린다. ‘몇 시야?’ 핸드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하고 저 만치 던져둔다. 시계는 6시 30분을 알리고 있다. 요사이 쌀쌀해진 새벽공기에 방 안에 한기가 돈다. 체온이 아직 남아 있는 따뜻한 이불 속으로 재차 파고든다. 지금 일어나야 여유롭게 등교를 준비할 수 있지만 침대의 안온함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나약한 정신은 게으른 육체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중이다.그래도 아침잠이 많은 내가 지각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잠을 자면서도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알람 이후 30분 간격으로 두세 번
27일 한 학생이 안암학사 남학생동 복도로 배달된 택배상자를 찾아가고 있다. 방학 중 한적했던 복도 양쪽은 사생들이 보낸 택배상자로 가득했다.
올해 3월 완공된 하나과학관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성 소음과 진동으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학교와 시공사는 공사과정에서 주민 피해가 있었음을 인정하나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대한 주민의 민원을 경청하지만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주민들 “피해 보상 미미해”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5개월 동안 소음과 진동에 시달린 것에 비해 보상이 턱없이 적었다고 말한다. 2013년 8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부지의 땅을 파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