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미숙한 선거 운영이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의 불만을 사고 있다. 본지가 선거 시작 이후 선관위원장에 제기된 불만과 논란을 정리했다.

사과 대자보 검인 문제

중선관위에 대한 선본의 불만은 함께, 멀리 선본이 경고 조치를 받고 규정에 따라 사과 대자보를 만들었으나 중선관위원장 검인을 받지 못하면서 표면화됐다. 함께, 멀리 선본은 콜센터(1644-1905)를 중선관위실 중 하나인 법과대학생회실에 연결해 선거 공약과 관련된 물품을 중선관위실에 둔 행위로 주의 1회를 받아 주의 2회 누적으로 경고 1회를 받았다. 함께, 멀리 선본은 지난 22일(일) 정책자료집 제출시한을 넘겨 주의 1회를 받은 바 있다.

함께, 멀리 선본은 대자보를 작성해 지난 26일(목) 중선관위원장 검인을 받고자 했지만 중선관위원장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유태양 함께, 멀리 선본장은 “경고에 대해 사과 대자보를 게시하기 위해 중선관위원장의 검인을 받기 위해 오전에 전화를 30통 정도 했지만 한 통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선관위는 사과 대자보를 지난 26일(목) 오후 7시까지 심의해 24시간 동안 게시하기로 결정했다.

애기능 합동유세에 지각한 중선관위원장

선본들은 정태호 중선관위원장이 26일(목) 오전 11시 50분으로 예정됐던 애기능캠퍼스 합동유세에 늦은 점을 지적했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중선관위원장은 합동유세장에 1시간 전에 도착해 유세 순서를 추첨해야 한다. 하지만 정 중선관위원장은 12시 경 합동유세장에 도착했다. 이에 함께, 멀리와 2010 소통시대 선본은 애기능캠퍼스 합동유세 무산을, Movin’ Movin’ 선본은 연기를 주장했다. 이에 중선관위는 합동유세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12시 50분에 애기능캠퍼스 합동유세 연기를 결정했다. 미뤄진 합동유세는 오늘(30일) 오전 11시 50분 민주광장에서, 내일(1일) 오전 11시 50분 노벨광장에서 치러진다.

현수막 길이 잘못 알려줬다?

중선관위와 선본들이 룰미팅에서 합의한 선거 현수막 길이(10마, 6마)가 걸개와 맞지 않아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네 선본 모두 중선관위의 시정조치로 현수막을 대부분 폐기한 상태다. 김원 함께, 멀리 정후보는 “인문계농구장에 현수막을 게시하려 했지만 10마 현수막은 너무 길어 6마 현수막을 달았다”며 “실사 없이 길이를 말한 중선관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선본은 정 중앙선관위원장이 희망충전 선본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러 길이를 잘못 알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희망충전 선본은 시정조치로 현수막을 대부분 폐기한 건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종권 희망충전 선본장은 “정태호 중선관위원장이 6마, 10마 길이를 알려줬는데 일부 현수막은 내부적으로 소통이 잘 안 돼 8마로 제작했다”며 “선거시행세칙 상 현수막 길이를 10마 이내로 규정하고 있어 선본원이 임의대로 8마 길이 현수막을 제작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모바일투표, 논란 끝에 시행하기로


지난 2년간 실시해온 모바일투표가 중선관위의 재정 부족과 미숙한 일처리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본교 중선관위는 모바일투표를 대행하는 A업체와 200만원대 선에서 계약을 체결해왔다. 그러나 A업체에서 본교 모바일투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B업체를 새로 차리고 투표 비용으로 950만원을 제시했다. A업체는 예년과 동일한 250만원 가량을 제시했지만, 정 중선관위원장이 중선관위에 B업체가 제시한 950만원이란 가격만 전달해 모바일투표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정태호 중선관위원장은 “학생처에서 본교 모바일 투표를 담당하던 직원에게 맡기는 게 기술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해 B업체와 계약을 맺으려 했다”고 밝혔다.

A업체가 250만원 정도를 제시했단 사실이 뒤늦게 26일(목) 중선관위에 알려지면서 제6차 중선관위에서 공개입찰로 A업체와 275만원에 모바일투표 계약을 맺었다. 부족한 비용은 학생복지위원회와 각 단과대 학생회에서 각각 100만원씩 지원받고, 나머지 75만원은 차기 총학생회로 이월해 해결하기로 했다.

모바일 투표 여부가 번복된 점에 대해 2010 소통시대 선본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A업체가 250만원 정도를 제시한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송유나 2010 소통시대 선본장은 “중선관위가 모바일 투표 여부를 번복해 모바일 투표 미실시를 비판한 2차 정책신문 8000부를 모두 버려야 했다”며 “중선관위원장의 선거 진행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중선관위원장 해임안 부결돼

정 위원장의 선거 운영에 대해 26일(목) 임시 중선관위에서 박경선 중선관위원은 중선관위장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 하지 못한 점을 물어 정태호 중선관위원장 해임안을 발의했다. 중선관위원 중엔 ‘이미 중선관위원장이 신뢰를 잃었으니 선거를 더 진행할 수 없다’는 찬성론과 ‘투표함 훼손 같은 의도적 방해가 없는 상황에서 해임은 지나치다’는 반대가 맞섰다. 해임안은 표결 끝에 재적인원 13명 중 △찬성 2표 △반대 4표 △기권 7표로 부결됐다.

정태호 중선관위원장은 당일 오후 10시 공개사과문을 발표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과문에서 정 중선관위원장은 “함께, 멀리 선본 사과문과 선본 홍보물 심의가 늦어진 점, 합동유세장에 늦게 도착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남은 선거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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