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지명을 기다리는 홍세용(사범대 체교07) 선수 (사진= 김진현 기자 gunner@kunews.ac.kr)

“고려대학교 홍세용”
자신의 이름이 불리길 간절히 바라던 홍세용(사범대 체교07)의 얼굴에 마침내 웃음이 번졌다. 프로농구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0순위로 안양 인삼공사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본교 선수로는 4번째이자 마지막 지명이었다.

전주KCC에 지명된 김태홍(사범대 체교07, 왼쪽)과 창원LG에 지명된 정창영(사범대 체교07, 오른쪽)이 다른 선수들의 지명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31일(월) 오후 2시 서울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2011 KBL 드래프트’가 열렸다. 드래프트는 국내선수 44명중 35명(2군 포함)이 프로 진출에 성공하며 오후 5시에 막을 내렸다. 본교 선수 중에는 유성호(사범대 체교07)가 서울삼성에, 정창영(사범대 체교07)이 창원LG에, 김태홍(사범대 체교07)이 전주KCC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1라운드가 끝난 후 본교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후배들

선수를 지명하는 순서는 추첨으로 정했다. 여러 색상의 공을 돌려 나오는 공의 색깔과 일치하는 팀이 먼저 선수를 뽑는 방식이었다. 먼저 지난 시즌 프로농구 7위부터 10위에 머물렀던 4팀이 추첨을 했다. 추첨을 통해 안양인삼공사가 첫 지명권을 거머쥐었다. 다음으로는 서울SK와 대구오리온스, 인천전자랜드 순이었다. 3순위를 추첨하는 와중에 인삼공사와 SK의 공이 두 번 씩 나와 장내가 잠시 어수선해지기도 했다. 곧 바로 지난 시즌 3위부터 6위 4팀의 추첨이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인삼공사의 공 색깔과 같은 원주동부가 5순위 지명권을 얻자 “빨간 공이 운이 좋네”하는 웅성임이 장내에 퍼졌다. 이어서 6순위는 서울삼성이, 7순위는 부산KT, 창원LG는 8순위였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준 우승팀 전주KCC는 9순위, 우승팀 울산모비스는 마지막이었다.

KCC에 지명된 김태홍 선수가 유니폼을 받고 있다.

지명식이 시작되자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인삼공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 오세근(중앙대 체교07)을 지명했다. 오세근은 대학선수로는 유일하게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선수다. 곧바로 SK는 오세근의 동기 김선형(중앙대 사체07)을 지명했다. 김선형은 오세근과 함께 중앙대를 ‘2010대학농구리그’ 무패 우승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3순위 오리온스는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가진 최진수(대구과학대 스포츠레저11)를 지명했다. 4순위에서는 중앙대가 이번 드래프트를 휩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전자랜드가 함누리(중앙대 사체07)를 지명했다. 본교 선수들은 1라운드 4순위 지명까지는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입을 꾹 다문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5순위로 지명에 나선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김현호(연세대 체교07)를 지명하자 선수들은 다소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런 아쉬움도 잠시, 6순위로 지명에 나선 삼성이 본교의 유성호(사범대 체교07)를 지명했다. 유성호는 활짝 웃으며 단상으로 올라가 유니폼을 입고 안준호 삼성감독과 사진을 찍었다. 유성호를 시작으로 8순위 지명권을 가진 LG의 강을준(경영학과85학번) 감독이 정창영(사범대 체교07)을 선발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KCC와 모비스를 끝으로 1라운드가 끝나자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초조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홍세용선수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2라운드에서는 2순위로 KCC의 허재 감독이 김태홍(사범대 체교07)을 지명했다. 오래 마음을 졸이던 김태홍은 환하게 웃으며 허재 감독과 악수를 나눴다. 김태홍까지 지명되자 옆 자리에 앉아있던 홍세용의 얼굴은 더욱 더 굳어져 갔다. LG, KT, 삼성, 등이 타교 선수들을 지명 하면서 2라운드에서는 김태홍 하나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2라운드 10순위 지명권을 가진 인삼공사가 마지막에 극적으로 홍세용을 지명했다. 홍세용은 애써 무덤덤한 표정으로 나가 사진을 찍었지만 얼굴에는 땀이 흥건했다. 자리에 돌아오자 땀을 닦으며 연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홍세용은 “이름이 불릴 줄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이름이)불린 순간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친구들이 먼저 뽑혔기 때문에 솔직히 조금 떨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 떨림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홍세용은 원주동부의 차민석(2라운드 6순위)과 트레이드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지난해 6월 인삼공사와 동부가 2라운드 지명권을 서로 맞바꾸기로 합의함에 따라 성사됐다.

드래프트가 끝난후 선발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유성호(사범대 체교07, 아랫줄 오른쪽 세번째)와 1라운드 8순위로 지명된 정창영(아랫줄 오른쪽 2번째)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드래프트가 끝나고 본교 농구부 이민형 감독과 전주KCC의 허재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1 KBL 1군 드래프트 결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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