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유망주로 이름을 날린 유성호는 자신의 장점이 키에 비해 빠른 스피드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대학 3학년 때 농구부는 내홍, 감독교체 등으로 삐거덕댔다. 감독의 선수폭행과 학부모들 사이의 갈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였다. “연습을 못하다보니 팀과 저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감독이 교체되면 마다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4차례나 감독이 바뀌다보니 그만큼 공백기가 생겨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죠”
가까스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팀이 정비됐지만 주장을 맡은 4학년, 그는 부진에 빠졌다. 팀 성적도 나아지지 않아 ‘고려대 농구부의 몰락’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주장은 저에게 맞지 않는 옷 같았습니다. 제가 먼저 이민형 감독님과 상의했고, 결국 정창영(체육교육과07) 선수에게 주장을 넘겨주기로 했어요” 주장이라는 짐을 내려놓자 홀가분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고 팀 역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그는 프로선수가 됐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제가 비슷한 키의 선수들에 비해 힘이 약해요. 프로에 오니 더 크게 느껴집니다. 특히 외국인 용병을 볼 때면 더욱 그렇죠. 여기는 정말 자기 스스로 살아남는 곳이에요. 대학에서는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들이 강요도 하고 다독여주지만 여기서는 누구도 운동하라고 시키지 않습니다”
대학시절 라이벌 이관희(연세대 체교07, 포워드)와 함께 삼성에 입단한 그는 “고연전에서 맞붙을 때 마다 꼭 한번 같이 뛰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선수입니다. 같이 삼성에 입단하게 돼서 기쁘네요”라며 ‘적’이 아닌 ‘동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유성호는 졸업은 했지만 선배이자 형으로서 ‘2011홈&어웨이대학농구리그’에 참가하는 후배들의 건투를 빌었다. “한 번 해봤으니 올해는 대회에 적응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일찍부터 준비를 잘 했다고 들었는데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한다면 4강 이상은 무리 없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