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제도 삭제, 드롭제도 확대

예비군 공약엔 의문점도

“총학생회는 여전히 필요하다”

 

지난 20일 열린 제54대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 후보자 공청회에서 김서영 정후보(왼쪽)와 김한범 부후보(오른쪽)가 언론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54대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 후보자 공청회가 지난 20일 과학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선거운동본부 ‘나날’ 김서영(사범대 국교21) 정후보와 김한범(정경대 경제19) 부후보는 △학년별 정원 연동형 수강정원제 도입 △현실적인 그린캠퍼스 운영 △교내 킥보드 문제 개선 △학생예비군 기간 변경제도 등 공약에 관한 학내 언론사별 질의와 사전 수합 질문에 답했다. 김서영 정후보는 “많이 고민했지만, 고려대 2만 학우를 대표하기 위해선 여전히 총학생회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재출마 소감을 밝혔다.

 

  세부 사항 변경된 교육권 공약

  지난 선거 대비 가장 많이 변화한 점은 ‘교육권’ 관련 공약이다. 선본 나날이 지난해 12월 선거에 내세웠던 ‘S/U제도 도입’ 공약은 없어졌다. S/U제도는 일정 등급을 기준으로 S(Satisfied)나 U(Unsatisfied)로 평가가 나뉘며 U를 받으면 취득학점으로 인정하지 않는 성적 산출 방식이다. 선본 나날은 ‘취득학점 포기 제도 도입’을 변경 이유로 들었다. 김한범 부후보는 “취득학점 포기 제도의 활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성적표에 W(Withdraw)로 표시될 수 있는 과목이 많아졌다”며 “S/U제도까지 도입되면 성적표를 활용하는 단체나 채용 담당자가 성적 확인에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S/U제도의 빈자리는 ‘재수강 가능 대상 확대’ 공약과 ‘정원 연동형 수강정원 제도 점진적 도입’ 공약이 채웠다. 재수강 가능 대상 확대 공약은 기존에 C+ 이하였던 재수강 가능 학점을 B0 이하로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점 인플레이션과 수강 신청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한범 부후보는 “학우들의 졸업 학점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한 공약”이라며 “우려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심각한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 답했다.

  ‘학년별 정원 연동형 수강정원제’는 강의의 학년별 수강정원을 해당 학과의 학년별 정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제도다. 특정 학과의 1학년 정원이 100명이라면, 해당 학과 1학년 권장 이수 과목의 수강정원 총합이 100명 이상으로 설정되는 식이다. 

 

'나날' 재선거 공약 주요 변동 사항
'나날' 재선거 공약 주요 변동 사항

 

  시설 공약은 도서관·흡연구역 등 논의

  공청회에선 시설 공약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KUTV는 ‘중앙도서관 및 과학도서관 운영시간 연장 추진’ 공약에 대해 학교 본부가 예산 지출 증가를 이유로 거부한다면 어떻게 협조를 유도할 것인지 질문했다. 김한범 부후보는 “근로장학생 비용 문제도 있지만 학교 재정과 직결되는 부분은 전기세 등 건물 관리비와 탄소중립 정책”이라며 “해당 사안이 수반한 문제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논의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교내 킥보드 문제 개선’ 공약에 고대신문은 자전거 거치대 호환성과 전동킥보드 업체와의 협의 여부를 질문했다. 김한범 부후보는 “법률 개정으로 킥보드가 무용지물이 될 때를 대비해 자전거와 킥보드가 호환되는 모델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서영 정후보는 킥보드 주차 금지구역 설정에 대해 “지난해 ‘새솔’에서 전동킥보드 업체와 미팅을 진행했다”며 업체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공약엔 없었지만 교내 흡연구역에 관한 논의도 진행됐다. 현장 질의에서 KUBS가 “지난해 10월 대체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국제관과 타이거플라자 사이 골목이 아무런 공지 없이 금연구역으로 바뀌어 불만을 표하는 학우들이 있었다”며 흡연구역과 관련된 의견이 있는지 질문했다. 김서영 정후보는 “대표자분들의 지적과 2017년 선례를 바탕으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흡연구역을 확정하겠다”고 답했다.

 

  “타교 총학과 협의해 예비군 조정”

  선본 나날은 ‘학생예비군 기간 변경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선본 나날은 정책자료집에서 현재의 예비군 훈련 시기는 각종 일정이 고려되지 않은 채 단과대 별로 편성된다며 ‘학우들이 희망하는 시기로 일정을 변경하실 수 있도록 예비군 변경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대신문의 문의에 병무행정팀은 “예비군 훈련 일정은 학교에서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훈련 일정은 각 대학 실무자와 관할 관리 부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기에 희망 시기로의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한범 부후보는 “학생예비군 절차상 일정 협의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 인정했다. 

  다만 김한범 부후보는 “같은 예비군 훈련장을 공유하는 서울시 내 타교 총학생회와 협력해 학교 간 예비군 일정을 변경하는 방안을 선본 단계에서 검토 중”이라며 “총학생회 공동포럼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환경부의 그린캠퍼스 지원 사업이 중단되면서 ‘현실적인 그린캠퍼스 운영’ 공약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김한범 부후보는 “정책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해 자료집을 만들지는 못했다”며 “담당 부서와 면담을 통해 충분한 냉난방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유승민·추수연 기자 press@

사진|한희안 기자 onefreaky@

인포그래픽 | 김성민 미디어부장 meenyminym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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