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우(대학원·인공지능학과) 교수
                                      김찬우(대학원·인공지능학과) 교수

 

  김찬우 교수는 학계와 산업계를 종횡무진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삼성전자의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최신 이론 위주로 강의하려고 해요. 실제로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제품화를 거쳤을 때 어떻게 이론이 적용되는지 알려 주고 싶어요.”

 

  빅스비 개발에 참여하다

  김 교수는 학부 시절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석사 학위도 받았다. 당시에는 2000년까지 전세계의 통신망을 단일화하는 프로젝트인 ‘IMT-2000’ 사업으로 인해 전기공학 분야가 각광받았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얘기도 나왔어요. 오히려 불모지였던 음성 인식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죠.” LG전자 단말사업부에 입사했지만, 맡은 업무는 음성 인식과 거리가 있었다. 결국 박사 유학을 결심했고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과학부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13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삼성전자 같은 유수의 기업에서 음성 인식 기술을 연구했다. “박사 과정 초기에는 쭉 학자의 길을 걸으려고 했지만, 학계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산업계를 경험하고 싶었어요.” 현직에 있을 땐 구글 어시스턴트나 구글 홈, 삼성 빅스비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런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건 엄청난 기회였던 것 같아요.”

  그는 빅스비 개발에 참여했던 일이 기억에 남았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직접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낸 기업이 없었다. “리스크를 안은 프로젝트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에 내부적인 우려가 있었어요. 회사의 조직 관리를 맡았으니까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죠.” 대신 빅스비 개발을 위해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할 이유를 입증해야 했다. 구글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프로그램과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면 음성 인식 기술을 적은 비용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글에서 만드는 어시스턴트에 맞춰 삼성에서 만드는 하드웨어를 다 최적화할 수 없었어요. 구글에서는 삼성의 디바이스에 맞게끔 어시스턴트를 최적화해 주지 않을 게 뻔했죠.” 삼성에서는 음성 인식 기술이 꼭 필요했다. 삼성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야 했다. “미래에 개발될 더 좋은 디바이스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키보드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이 나왔죠.”

 

  학교로 돌아온 현장 전문가

  기업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연구와 후학 양성에 녹이고자 했다. “인공지능대학원 주임교수로 계신 이성환 교수님께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셨어요. 그래서 고려대학교로 오게 됐습니다.” 처음 강의를 맡아 보니 어려운 점도 있었다. “학교 다닐 때는 몰랐는데 강의 자료를 직접 만들어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더라고요.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좀 더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연구실이 생기면 학생들과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이 제 밑에서 임원 승진자가 2명이 나왔던 거였습니다. 저랑 같이 일을 하고 조언했던 분들이 잘 되면 좋죠.”

  그는 학생들에게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라고 말한다. “올해 학부 입학한 지 30년이더라고요. 시간이 짧다는 게 느껴져요. 학부 때 목표를 잘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방향으로 가다가 기회가 오면 대박이 날 수도 있겠죠.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글 | 장우혁 기획1부장 light@

사진제공 | 김찬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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